섬세해진 웰빙 취향 … 식·음료 만족도 가장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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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소비자들이 ‘웰빙의 질(質)’을 본격적으로 따지기 시작했다. 엇비슷한 웰빙 상품 ·서비스라도 이를 내놓는 기업의 이미지나 사회공헌 활동 등 생산자의 배경을 따져 평가를 달리하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급속히 성장세를 구가 중이지만 ‘웰빙의 사각지대’로 인식돼 온 실버 금융 상품 분야나 레저·보안 및 택배 등 서비스 분야에도 소비자들이 웰빙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한국표준협회컨설팅과 연세대는 이런 흐름을 감안, 3일 167개 상품군 565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2007년 한국소비자웰빙지수(KWCI:Korea Well-being Consumer Index)’ 1위 상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KWCI는 산업별 상품 및 서비스 공간 등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한 삶과 개인적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선호 정도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10대에서 50대까지 11만3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진행됐다. 조사 신뢰 수준은 95% 신뢰 구간에 오차 범위는 ±3.1∼ ±4.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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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 욕구’ 못 따라잡는 만족도=식·음료나 공산품 등에 국한됐던 소비자들의 웰빙 욕구는 금융·교육·안전 분야 등 서비스 분야 쪽으로 ‘관심 영역’을 급속히 넓혀 가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웰빙 눈높이’ 수준에 반해 만족도는 여전히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해 평균 웰빙 지수는 62.64로 지난해(69.34)보다 6.7포인트나 떨어졌다. 웰빙 지수는 건강성·안전성·환경성·충족성·사회성 지수를 점수화해 가중치를 적용, 산출한다. 적지 않은 시비를 부른 은나노 젖병의 효과 논란을 비롯해 방부제와 트랜스지방 식품, 불량한 학교 급식, 농약이 들어 있는 녹차 등 환경과 건강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줄줄이 꼬리를 문 탓이다.

 ◆식·음료는 약진, 제품은 분발 필요=‘웰빙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덩달아 식·음료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실제로 업종별 조사에서 건강식품 부문(63.74)의 KWCI 지수가 가장 높게 나왔다. 음료(63.70)와 식품(63.44)도 63점대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업종군에 나란히 포함됐다.

 ‘만년 꼴등’으로 꼽혔던 욕실 용품도 허브나 천연 소재 활용 등 환경 친화성 요소를 크게 개선하면서 24개 웰빙 상품업종 중 4위로 껑충 뛰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자동차 부문의 KWCI는 60.50으로 가장 낮았다. 건강 기능 제품(61.20) 역시 이를 이용해 본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웰빙 만족지수 부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조사를 담당한 내추럴비즈니스연구소 최순양 팀장은 “자동차는 새차 냄새를 비롯해 부품 소재의 친환경성과 실내 디자인의 자연 친화성 등 개선돼야 할 요인이 적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개별 상품별로는 매일유업의 도마슈노(68.01),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67.52), 웅진식품의 하늘보리(66.74), 골드윈코리아의 노스페이스(66.55), CJ의 백설행복한콩두부(66.50)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역시 대부분 식·음료 제품이다.

 또 서비스 부문 KWCI는 인터파크(67.95)가 가장 높았고, 이어 본죽(66.80)·오션스타(66.67)·세브란스병원(66.46)·신라호텔(65.99) 등의 순으로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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