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 나선 정윤재 전 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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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8일 정상곤 국세청 부동산납세관리국장과 부산 건설업체 한림토건의 실소유주인 김상진씨 간의 금품 수수 사건과 관련해 해명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관이 되기 전인 지난해 7월 김 사장을 정 국장에게 전화로 소개시켜 준 일이 있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다. "두 사람 다 부산에서 활동하다 보니 각각 지인들에게서 소개받아 이전부터 아는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금품 수수 현장인) 지난해 8월 26일 저녁 자리는 정 국장이 한번 보자고 해 나갔더니 김 사장이 이미 와 있었다"며 "김 사장이 온다는 것을 알고 나간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품 수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 사장과는 언제부터 알았나.

"2~3년 전에 학교 선후배를 통해 소개받았다. 특별한 인연은 없고 김 사장 나이(42)도 나(43)와 비슷한 또래다."

-두 사람을 소개시켜 줬다고 하는데.

"청와대 오기 전 지난해 7월 김 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청장(정 국장은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이었음)이 지역업체와는 대화를 안 하느냐. 한번 얘기하고 싶다'고 해 알아보겠다고 했다. 그 뒤 청장에게 전화해 지역 업체를 만나 직접 의견을 듣거나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는지 물어보니 '전화를 다 받을 수 없지만 굳이 거절하지 않는다'고 해 전화를 연결시켜 줬다."

-뇌물을 주고받은 날 모임은 어떻게 이뤄진 건가.

"지난해 8월 정 청장(당시 정 국장)에게서 주말에 식사 한번 하자는 연락이 왔다. 청장의 집은 서울이었다. 나가 보니 김 사장이 같이 왔더라. 처음 전화통화를 시켜 줬을 당시 두 사람이 한번 보자는 얘기를 나눴는데 그 뒤 김 사장이 연락했다고 한다. 정 국장이 마침 나와 약속이 돼 있다고 하니 (김 사장이) 같이 가자고 해 오게 됐다고 하더라."

-먼저 자리를 뜬 게 사실인가.

"전날(8월 25일) 의전비서관 발령을 받은 다음 날이라서 긴장이 많이 됐다. 전화도 자꾸 걸려와 먼저 일어났다. 그러곤 1년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올 7월 비서관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힌 뒤 신문기사를 통해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깜짝 놀랐다. 걱정도 되고 당혹스러웠다."

-검찰에서 이 건과 관련해 조사받은 일이 없나.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처음에 (두 사람 간) 전화 연결을 시켜 준 건 사실이지만 두 번째 만나는 자리는 미리 인지하고 간 게 아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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