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명환씨 피살 안풀리는 의문점-자백내용.曺목사진술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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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卓明煥씨 피살사건은 검거된 任弘天씨(26)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지만 범행 준비에서 자백까지 그가 밝힌 행적은 많은 부분이 의문투성이다.
검찰이 21일밤「증거 보강」지시를 해 정밀 재수사가 시작되기는 했지만 이 과정에서 교회측의 개입및 단독범 여부등이 얼마나밝혀질지 주목거리다.
우선 任씨의 진술부터 의문점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범행현장 사전 답사 부분에서 任씨는『17일 저녁 卓씨가 연구소에서 나와 뚝섬을 거쳐 아파트까지 가는 것을 승용차로 미행했다』고 진술했다.그러나 卓씨의 유가족들은『그 시간 卓씨는 남부지원에서 볼일을 보던 중이었고 任씨의 주장대로 뚝 섬에 들렀을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任씨는 또『범행 직후 속초에 갔다가 이튿날 밤 교회로 돌아와기다리다 경찰에 연행됐다』고 말했지만 이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할뿐 전혀 입증되지 않고 있어 행적에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큰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卓씨가 숨졌는지조차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그곳으로 왜 갔는지도 의문이고 갔다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任씨는 범행에 사용한 군용 등산칼을 한강대교에 버렸다고 말해21일오후 경찰은 任씨를 데리고 현장 부근을 정밀수색했지만 발견하지 못했으며 쇠파이프의 출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한 교회의 범행 개입 여부를 밝혀줄 핵심 인물인 曺從三목사(32)의 진술도 任씨를 비롯한 교회직원들의 주장과 엇갈려 21일밤 曺목사와 교회 직원을 대질했지만 여전히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할 뿐이었다.任씨는 19일오전 曺목사에게 전 화로 범행사실을 알리고 달력을 치우라고 부탁했고 이어 오후에 다시 전화를걸어『달력을 치웠느냐』고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또 직원 宋모씨(29)등은 경찰에서『曺목사의 지시로 같은 종류의 달력 40부를 불태웠으며 알리바이에 대해서도 입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러나 曺목사는『전화를 받은 건 한차례뿐이며 이때에도 달력을치우라고 간단히 말했을뿐 任씨의 범행 사실은 듣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교회의 말단목사에 불과한 曺목사가 범행사실을 알게 됐다면 이를 교회 상급 간부들에게 보고했을 것이라는게 상식이지만 아직 이에대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任씨가 스스로교회로 들어가 경찰에 연행됐다는 사실은 특히 납득이 가지 않는대목이다.
任씨는 속초에서 서울로 돌아온 19일오후 모 집사집에 들러 형사들이 자신을 비롯한 교회직원 12명을 쫓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이 교회 李모장로(47)는 19일저녁8시쯤 任씨의 전화를받고『경찰이 찾고 있으니 빨리 교회로 오라』고 권유했다고 말하고 있다.따라서 경찰이 자신을 잡으러 교회에 와 있다는 사실을알면서도 任씨가 제발로 교회로 돌아온 점도 납 득하기 어렵다는것. 〈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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