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불어닥친 취업열기/럭키금성 올해 첫 설명회 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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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구직난 심각” 1학년까지 경청
『서울대생들 취업걱정 안한다구요. 그거 옛날 얘깁니다.』
2일 오후 2시 「럭키금성 특별강연회」가 열린 서울대 문화관 소극장.
후반기 취업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열린 취업설명회장은 올해의 취업난을 반영하듯 예년과 달리 1학년 학생들까지 5백여명이나 몰려 성황을 이뤘다.
회사측은 학생들에게 컴퓨터 디스켓과 그룹 회장이 쓴 책을 나눠주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고 학생들도 진지한 표정이었다.
아직 취업과는 거리가 멀지만 친구들이 관심을 보여 따라왔다는 이경석군(19·수학과 1년)은 『1학년때부터 학점에 유난히 신경을 쓰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벌써 취업걱정을 하고 싶지않지만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라며 강연에 귀를 귀울였다.
취업설명회가 있을때는 반드시 참여한다는 김정아양(21·소비자아동학과 3년)은 『여학생들은 2학년만 되어도 각종 취업정보를 교환하고 스터디그룹을 만드는 등 여성에게 유달리 좁은 취업문을 뚫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여성인력 차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진로결정에 고민이 크다는 장문수군(22·국사학과 4년)은 『학생운동으로 고민하는 친구나 후배들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고시와 취업열풍이 캠퍼스에 가득합니다』라며 변모한 서울대생들의 취업관을 설명했다. 설명회를 주관하던 럭키금성 회장실의 남용상무는 『이전에도 취업설명회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지만 학생들이 이토록 진지한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입니다』라며 분위기가 변한데 대해 크게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나 회사 홍보 VCR를 열심히 지켜보던 학생들은 「2000년대를 향한 경영혁신」이라는 강사의 강연이 시작되자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저희는 경영학 강의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 저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 회사에 들어가는 방법과 이 회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입니다.』
경영전략과 같은 거창한 주제를 좋아할 것이라는 회사측의 생각보다 서울대생들의 관심은 취업 그 자체인듯 보였다.<신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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