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다큐멘터리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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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나친 시청률 경쟁으로 인한 저질프로 양산으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방송3사들이 최근 들어 교양·다큐멘터리를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이들 다큐멘터리의 방송시간도 기존의 다큐멘터리 방송시간대인 10∼11시를 탈피, 온가족 시청시간대인 저녁7시에 편성하는 등 구색 맞추기 편성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를 전략프로로 내세우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방송사들의 이 같은 변화는 시청자들의 TV끄기 운동으로 절정에 달한 저질프로에 대한비난여론에 밀려 자정을 결의했던 방송사들이 편성의 변화를 통해 자정노력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MBC-TV는 29∼30일, 내달 2∼3일 저녁 7시5분에 4부작『93르포-난민촌 사람들』을 연속 방송한다. 헝가리·크로아티아공화국·캄보디아·케냐 등 분쟁지역 난민촌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생생한 현지 취재로 뉴스를 통해서는 느낄 수 없는 난민촌의 실상을 전달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9일 방송된 1부「탱크와 장미」편은 생생한 현장감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2∼3일 방송되는 소말리아·캄보디아난민촌을 다룬 3, 4부작도 이에 못지 않은 수준작이라는게 제작진들의 평.
MBC-TV가 내놓는 다큐멘터리 중 또 볼만한 프로는 내달 5일 10시55분에 방송되는『임정의 귀향』과 13일밤 9시50분에 방송되는『조선통신사』『임정의 귀향』은 내달 5일 임정요인 유해 송환을 계기로 임정의 역할과 요인들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또『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2백60여년간에 걸쳐 총12차례 일본에 파견되어 한일간의 선린 외교시대를 열었던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의의를 알아본다. 이 프로의 취재를 위해 제작진은 7개월에 걸쳐 2천㎞에 이르는 통신사들의 여정을 낱낱이 취재했다고 한다.
KBS-TV의 다큐멘터리 중에서는 13∼15일 저녁8시에 3부작으로 방송되는『독도 365일』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독도 365일』은 제작진이 1년간을 독도에 머무르면서 자연과 생태계 등을 카메라에 담은 야심작으로 일반인들이 보기 어려운 독도의 전모를 보여준다.
1부는 독도의 경관, 어부들 생활, 수중탐사를 중심으로 꾸며지고 2부는 독도에서 맞는 태풍, 생성과정 및 연대, 푸른 독도 가꾸기 모임의 식수사업, 독도 의용수비대의 활동, 독도의 철새, 가율수중 풍경, 독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 3부는 독도부근에서 조업하는 어선들, 문어낚시, 눈, 독도거주 어부의 25년 회상 등으로 꾸며진다.
SBS-TV의 다큐멘터리로는 내달 9∼12일 밤10시55분에 4부작으로 방송되는 특별해외기획『오늘 일본 그리고 중국』이 가장 눈길을 끈다.
1, 2부는 세계 최고의 경제부국으로 자란 일본의 역사와 이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전통을 자본주의 경제와 결합시키고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세계 유수의 일본기업들도 찾아가 본다.
2, 3부는 개혁과 개방정책 10여년 만에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이모저모를 심층 취재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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