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시력보호 TV 시청 자세가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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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따끔하지 못한 부모가 아이들 시력을 망친다.』비디오·레이저디스크 등 영상매체는 물론컴퓨터·전자오락의 대량 보급으로 아이들이 모니터 앞에 있는 시간이 갈수록 많아짐에 따라 눈을 혹사할 기회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아이들이 눈을 혹사해 시력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에 대해 따끔하게 야단 치거나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방치하는 바람에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전북대 간호학과 정영숙 교수팀이 전북 일원의 국민학교 4∼6학년 학생 8백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명·학습습관·정기 시력검사·전신건강 등에 대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정교수는『연구결과 눈부시거나 어두운 곳, 흔들리는 곳에서 책을 읽는 것을 피하고 있었고 책과 눈과의 거리 등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으나 텔리비전을 볼 때 눈 건강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거리나 눈높이의 적당한 유지, 시청시 방의 조명, 보다가 수시로 눈을 쉬어주는 것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별로 실전하고 있지도 않아 국민학생들의 눈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열명중 7명이 텔리비전 시청거리나 시청시 눈의 높이 등에 대해 모르고 있고 실천도 않고 있었다.
정교수는『영상매체의 발달로 텔리비전을 보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에도 고전적인 눈 관리법만 충실히 지켜질 뿐 영상시대에 필요한 눈 관리법에 대해서는 지식도 별로 없고 실전도 하지 않아 문제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자 열명 중 2∼3명은 시력 1.0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난 4년간 시력검사 결과를 추적한 결과 그동안 시력 1.0미만자가 50%나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열명중 한명이 4년 사이 정상시력에서 약시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조사결과 시력관리 방법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을수록 실천도 더 잘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시력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일러주고 따끔하게 야단쳐 습관화시키는 게 중요함을 보여줬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텔리비전을 너무 앞에서 본다든지, 너무 오랫동안 볼 경우 부모들이 제대로 야단치고 가르쳐 습관을 들이면 시력보호에 도움이 되는데도 대부분의 부모가 이를 방치하고 있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나친 교육열풍으로 아이들이 책이나 학습지를 들여다 봐야하는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인데도 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서시 형광등은 물론 백열등도 함께 켜고 보는 것이 눈 보호를 외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그렇게 하지도 않는 어린이들이 열명 중 8명이나 되고, 짙은 연필을 사용하는 것이 눈 건강을 덜 해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열명 중 6명이 모르고 있었다.
정교수는 영상매체의 대량 보급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과대한 교육열풍까지 겹쳐 아이들 눈이 혹사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영상매체 접촉기회 증가에 따른 자녀의 시력보호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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