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군에서 연마한 군사 책략가|소말리아 최대군벌지도자 모하메드 파라이이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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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17일 유엔으로부터 체포령이 떨어진 소말리아 최대군벌 지도자 모하메드파라 아이디드 .
아이디드에게 유엔의 체포령이 떨어진 것은 소말리아 무장세력이 지난 5일 소말리아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OSOM)소속 파키스탄 군을 습격, 24명을 사살한 사건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은 이 사건을 유엔의 권위에 대한 도전행위로 규정, 즉각적인 보복에 나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세 차례 공습을 감행한데 이어 17일에는 미군의 AC-30기를 앞세운 공습에 이어 처음으로 지상작전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수도 모가디슈에서 시가전을 통해 아이디드 반군의 군사시설 해체와 반군조직 와해작전을 마친 유엔군 작전의 초점은 아이디드의 체포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유엔군은 23일 아이디드에 대해 현상금까지 내걸고 아이디드 체포를 위한 수색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엔군이 행방을 쫓고 있는 아이디드는 헤브레가디르 족 출신으로 올해 나이가 57세며 군사적 경험을 이탈리아 군에서 습득한 빈틈없는 책략가다. 이탈리아 군에 입대해 중위까지 진급한 아이디드는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전대통령 시절 대통령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6년 동안 투옥되기도 하고, 인도 대사와 대통령 경호업무 등 정부 요직을 두루 거친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 89넌 소말리아의 무장반군단체 소말리아의회연합(USC)의 지도자로 변신한 아이디므는 91년 초 다른 반군단체들과 함께 수모 모가디슈에 입성, 시아드 바레 대통령을 축출했다.
바레 대통령 축출 뒤 아이디드는 임시 대통령직에 오른 하위에 족 출신인 자신의 측근 알리 마흐디 모하메드와의 갈등으로 치열한 정권 다툼에 나섬에 따라 소말리아는 지급까지 35만 명이 목숨을 잃은 처참한 내전과 기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수도 모가디슈의 80%에 해당하는 지역을 단독 장악하는 등 지난해 12월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희망 회복작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소말리아 최대의 군사·정치세력으로 군림해 온 아이디드는 이제 자신의 군사거점이 궤멸된 가운데 유엔군의 체포를 피해 다니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아이디드는 18일 이후 지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유엔군에 대한 소말리아 인들의 반감을 자극하는 선동적 방송연설을 계속해 온 데 이어 22일 미국의 소리「VOA)·미 NBC-TV와의 잇따른 회견을 통해 다는 신과 국민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자선의 건 재를 과시하는 한편 대규모 군중집회를 통해 유엔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아이디드는 지난 13일 발생한 파키스탄군의 소말리아 민간인에 대한 발포로 20명이 사망한 사건을 비롯, 최근의 잇따른 공습과 발포사태로 소말리아인들 사이에 일고 있는 유엔에 대한 반감을 이용, 현 사태를 유엔군과 소말리아민족군의 대림 양상으로 몰아 유엔의 평화유지합동 위축을 통해 재기를 도모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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