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푸는 수학공부가 즐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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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모험』은 단순한 수학 학습서가 아니다. 방정식·피타고라스의 정리·피보나치 수열·무리수·데카르트 좌표·원 넓이 구하는 법·프랙탈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지만, 할아버지가 설명하는 옛날 이야기처럼 쉽고 재미있다.
이 책은 일종의 동화다. 수학교사 출신인 할아버지가 호기심 많은 여덟 살짜리 손자 ‘필로’를 위해 수학을 이야기로 풀어간다. 다양한 사례 및 놀이를 통해 중학교 수학 수준의 주요 개념들이 술술 풀린다.
예를 들어 피보나치 수열의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토끼 가족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린 토끼 두 마리가 있는데요, 이 두 마리가 태어난 후 두 달쯤 지나서 새끼 두 마리를 낳았어요. 그리고 한 달이 지날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운 토끼가 두 마리씩 태어났어요. 토끼가 새끼를 많이 낳는다는 건 아시죠? 새끼 토끼들 역시 어른이 되면 똑같이 새끼를 낳아요. 그럼, 첫 달에는 토끼가 모두 몇 마리일까요? 두 달째에는, 또 세 달째에는 모두 몇 마리일까요?”
수와 관련해 20가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수학적 마인드, 수학에 관한 흥미를 길러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왜 곱셈을 먼저 하고 덧셈을 나중에 할까?’‘왜 우리는 십진법을 사용할까?’ 단순하지만 설명하기 쉽지 않은 질문의 답을 아이의 입을 통해 나오도록 사고과정을 따라가며 설명한다.
호기심 많은 아이 필로의 관점에서 수학이 발전해 온 과정을 설명하면서 함수·확률·피타고라스의 정리·삼각비가 왜 필요하고 배워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배려했다.
또한 필로의 배꼽 위치를 재면서 황금비의 개념을 설명하는 등 독자가 읽는 과정에서 자신도 참여해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대학 입시에서 논술 평가가 강조되면서, 수학서도 독서를 통한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수의 모험』은 초등생이 중학교 입학 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수학적인 문장과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이탈리아 토리노 공과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학 보급 프로젝트’의 대표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수학 과목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수학의 의미는 공식을 외워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갖고 고민하는 자세를 일깨우는데 있다. ‘수학도 예술’이란 걸 새삼 깨닫게 하는 책이다.

프리미엄 고영림 기자
 
저자 안나 체라솔리는…
 
현재 이탈리아 수학교사로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다. 어려운 수학 이론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놀이 형식으로 바꿔 명쾌하게 설명하기로 유명하다. 이미 몇 권의 수학 책이 각국 언어로 번역돼 호평을 받고 있다. 친 오빠는 대학 수학과 교수로 수의 모험』에선 ‘마우로 삼촌’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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