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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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거대한 빌딩 틈새 작은 화단 한 모퉁이
허리를 구부린 채 각혈의 몸짓으로
창백한 소나무 한 그루 몸을 떨며 서 있다.

너도 어쩔 수 없는 문명의 언저리에서
차라리 눕고 싶은 회귀의 소망으로
저 푸른 숲의 바다를 꿈꾸고 있나 보다.

바삐 스쳐 가는 낯 설은 옷깃들은
차가운 보도 위의 낙엽을 흩어 놓고
숨 가삐 도심에 이른 계절을 잊었는데.
이우식<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강변아파트 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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