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구호성공약」 많다”/경실련서 3당대상 평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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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실천방안 제시없어 실효에 의문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당의 선거운동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상임공동대표 변형윤)은 28일 오후 「3당 정책공약 비교평가 세미나」를 열고 민자·민주·국민 3당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토지·금융·재정·교육 등 14개 분야로 구분,각계 전문가 1백60명이 공동분석한 결과 발표했다.
각당 정책공약의 개혁의지·합리성·실현가능성 등 8개 항목을 평가기준으로 한 분석에서 경실련은 주요 3당의 공약이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지 못한채 구호성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자당=경실련은 민자당이 금융실명제 실시시기와 한국은행 독립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단체장선거를 95년까지 미루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겠다는 개혁의지가 결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과감한 금융자율화를 공약하면서도 금융자율화의 핵심인 금리자유화는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등 공약에 일관성을 잃고 상호모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우리사회의 총체적 문제점을 표현한 「한국병」의 치료를 내세우고 있으나 민자당이 제시한 정책기조가 기본적으로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을 답습하고 있어 새로운 정책개발의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민주당=경제성장률의 7∼8%내 조정,물가의 3∼5%내 안정,총통화증가율 15%내 억제 등 긴축정책을 통한 안정을 강조하면서 세계 8강 경제대국의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는 등 정책과 목표가 모순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의 공약은 금융실명제 실시·중앙은행 독립·금리자유화·농정개혁·노동법 개정 등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우선 순위를 선정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공약을 열거하고 있어 그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민당=물가상승률 1년내 3% 억제,3년내 3백억달러 무역흑자,5년내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등 경제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는 국민당의 공약은 매년 실질소득이 20% 이상 증가해야 하는 등 일반적인 경제이론으로는 실현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었다. 또 금융실명제 즉각 실시,1년후 재벌해체,금리인하 등 과감한 제도개혁의지가 제시됐으나 이러한 조치의 실시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당의 공약을 구체적인 원인분석없이 구호성으로 그친 점은 있지만 정책대결을 통한 선거문화창조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대선에 영향미칠 우려/선관위,행사취소 공문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세미나에 앞서 27일과 28일 오전 두차례에 걸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행사를 취소하라」는 공문을 경실련에 보냈으며,당초 민자·민주·국민 3당의 정책위원장이 참석해 각당 평가내용에 대해 답변할 예정이었으나 민자당측이 발표내용이 특정정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 무산됐다.<이훈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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