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겨울철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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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초보운전자가 겨울에 가장 불안해하고 애태우는 것 중의 하나는 시동이다.
겨울철의 올바른 시동요령을 대우자동차 이득희씨(용산 정비부 교육과장)로부터 들어본다.
◇시동곤란의 원인=시동이란 키를 돌려 스타팅 모터가 엔진의 크랭크축을 계속해 돌게 하는 행위로 모터를 돌리는 최초의 에너지는 배터리에서 공급된다. 배터리는 기온이 낮아질수록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 시동때는 한꺼번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배터리의 상태가 나쁠수록, 기온이 낮을수록 시동은 힘들어지는 것이다.
또 겨울에는 실린더 안의 온도가 낮아 분사된 연료의 기화가 잘 안돼 착화가 어려워지고 점도가 높은 엔진오일도 시동곤란의 원인이 되며 전자제어 엔진의 경우 온도센서에 이상이 있어도 시동이 힘들어진다.
◇시동요령=카뷰레터 차량은 핸드브레이크가 채워져 있는 상태에서 ①기어를 중립에 놓고 ②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을 두세번 끝까지 밟았다가 발을 떼고(아주 추울 때는 약간만 밟는다) ③클러치페달을 밟고 시동키를 돌린다. 클러치 페달을 밟아 동력을 끊어주지 않으면 시동 때 트랜스미션도 함께 돌게 돼 그만큼 시동부하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승용차에 채용돼 있는 전자제어 엔진의 경우는 ①기어 중립에서 ②클러치 페달을 밟고 ③시동키를 돌린다. 오토매틱 차량은 ①변속레버를 P나 N에 놓고 ②시동키만 돌린다. 전자식에서는 냉각수 온도 등에 따라 엔진시동 상태가 자동 조절되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다.
한번으로 시동이 되지 않는다고 가속페달을 여러번 밟고 키를 계속해 돌리면 오히려 실린더에 필요이상의 연료가 쌓여 시동이 안되므로 10초 정도 쉬었다가 다시 시도해본다.
일단 시동이 걸리면 엔진회전수(RPM)가 냉각수 온도에 따라 1천7백에서 2천5백 정도까지 올라가는데 엔진온도가 상승한 후 가속페달을 밟아주면 정상으로 내려오며 전자식은 온도상승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떨어진다.
◇워밍업=시동이 됐다고 바로 출발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엔진 내부가 서서히 더워져 윤활 작용이 원활해질 때까지 5분쯤 차분히 기다린다. 오토매틱차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면 수온계의 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하므로 이 때 출발하면 된다. 워밍업을 빨리 시킨다는 이유로 가속페달을 마구 밟아 붕붕거리는 것은 연료 낭비와 엔진수명 단축은 물론 잡음발생의 원인이 된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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