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무대 예술원」으로 개편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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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연간 50여편의 공연물을 무대에 올리는 국립 중앙극장은 적어도 양적으로는「공연예술의 총본산」임을 자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관 주도의 무사안일한 운영과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공연예술을 통한 국민들의「삶의 질」향상에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는 비판을 변하기 어렵다.
게다가 복합문화공간인 예술의 전당이 내년 전면 개관을 앞두고 있고, 부산문화회관·대구문화회관 등 지방에도 대형 문화공간이 설립됨에 따라 국립 중앙극장의 위상은 더욱 모호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립 중앙극장을「국립 무대 예술원」으로 확대·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14일 서울 타워호텔 젤코바 홀에서 열린「국립 중앙극장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문환 교수(서울대·미학)는『국립 중앙 극장이 지금까지 극장이라는 공간적 개념으로만 인식되던 것에서 벗어나 공연예술작품을 만들고 공급하는 기능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국립 한국 무대예술원(가칭)으로의 변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전국의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문예회관이 다투어 건설되고 있으나 실제운영에 있어서는 소프트웨어의 공급 면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국립극장이 이들 문예회관에 양질의 공연작품을 공급해주는 기능을 전담하는 기구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김교수는『앞으로 창설될 국립 예술학교의 교육과정에 국립 중앙극장이 실습 교육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연계 장치가 마련되어야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이를 위해 『국고보조와 민간투자 및 자체수입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특수법인으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임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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