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공방 3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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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31일 "경제성 없는 선거용 공약을 철회하라"고 공격했고, 이 전 시장 측은 "두 후보가 일대일로 토론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토론제안을 거부했다.

◆"100원 투자해 24원밖에 못 버는 사업"=박 전 대표 측 선봉대 격인 유승민.이혜훈 의원은 전날에 이어 다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유 의원은 "이 전 시장 측은 (운하로)100원을 투자하면 230원을 번다고 주장하나 다른 전문가들의 비용분석에 따르면 100원을 투자해 5원, 많아도 24원밖에 못 버는 사업이 경부운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속도로는 6~8시간, 철도는 7시간이 걸리는데 60~70시간이 걸리는 운하로 화물을 옮길 화주가 어디 있겠나"고 맹공했다.

수질 오염 문제도 물고 늘어졌다. 이혜훈 의원은 "취수원 상류 4km 전부터 배가 다니는 수로와 취수원이 있는 수로를 나눈 이중 수로를 건설하면 오염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1991년 두산 페놀 사건을 상기하라"며 "대구 근처에서 흘러나온 페놀이 부산.마산까지 내려가 악취를 풍겼다"고 수위를 높였다.

◆"비판도 신사협정 있어야"=이 전 시장은 "앞서가는 주자를 공격하는 건 있을 수 있지만 정책 경쟁하면서 또다시 장외 싸움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정책참모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100원 투자해 24원 버는 사업'이란 유 의원의 주장에 대해 "도대체 어느 전문가의 분석인지 명단을 대라. 운하 완공 후 발생하는 산업단지나 물류센터, 고용창출 효과 등을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운하사업은 100원을 투자해 230원 이상 버는 사업"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비판하려면 좀 공부를 하고 비판하라"고 유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신용호.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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