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물 글썽인 盧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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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2일 우편집배원, 환경미화원, 등대원, 분뇨.하수처리요원, 동.면사무소 직원 등 민생 분야의 일선 공무원 1백80여명을 청와대 만찬에 초청했다.

盧대통령은 "대통령은 입만 열면 고상하고 거룩한 얘기만 한다"며 "물론 머리 아픈 일도 많지만 항상 편안히 잘 누리고 있는 나로서는 여러분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 盧대통령은 이례적으로 19개 직종의 애환을 설명하며 직군별로 참석자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盧대통령은 특히 "시골 가면 생필품을 심부름하고 택배를 하는 분들, 후보 때 가보니 너무 바쁘게 일해 인력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며 우편집배원을 소개하면서는 눈물을 글썽여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盧대통령은 이어 "도로 미끄럽지 말라고 소금 뿌리는 보수요원들" "집의 열쇠 잃어버려 열어달라고 하면 군소리 않고 열어주는 소방관. 이 분들은 지금 인기 짱이니 박수 너무 치지 말라" "있기는 있어야 되는데 되게 미운 주차 단속요원"이라며 일일이 박수를 유도했다.

盧대통령은 "대통령.장관이 잘 해도 여러분이 인상 한번만 쓰면 정부 이미지는 다 버린다"며 "여러분이 잘 하면 나도 덩달아 칭찬받는 만큼 여러분들이 나의 얼굴이자 정부의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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