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현 그는 누구인가/개방파 실세… 김일성 당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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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외경제 총괄… 남측인사 접촉잦아
김달현 북한부총리(51)는 김일성주석의 5촌 조카로 북한의 대외경제 관계를 총괄하는 개방파의 실세다.
특히 그는 88년 6월 대외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난 뒤부터 오스트리아·스위스 등 유럽과 중국·필리핀 등 정부대표단을 이끌고 빈번한 외부여행을 통해 북한의 경제개방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외부에서 북한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작업과 병행해 남측의 경제인에 대한 접촉을 적극적으로 시도,91년 11월에는 문선명통일교 교주 일행을 초청해 면담했으며,지난 1월에는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을 공식초청하고,영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개방파를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북한 당정간부들의 전투적인 권위주의가 거의 없는 온건한 학자풍의 인물로 외국인사들과의 대화에서도 매우 현실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현재 부총리겸 대외경제위원회위원장·무역부장·최고인민회의대의원·국제합영총회사이사장 등 대외경제 협력관계의 요직들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41년 함북에서 출생,알바니아의 국제관계 대학을 졸업한 그가 처음 외부세계에 알려진 것은 77년 11월 과학원 부원장으로 대표단을 이끌고 동독·불가리아 등을 방문했을 때부터다.
그는 82년 2월 최고인민회의 제7기 대의원으로 피선된 이후 86년 11월 제8기 대의원,90년 4월 9기 대의원(곡산) 등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계속 역임하고 있다.
그는 87년 3월 화학 및 경공업위원장,88년 2월부터는 국가계획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국가계획위원장으로 임명된지 1개월만인 88년 3월 대외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또 같은달 노동당의 제6기 13차 전원회의에서 중앙위원으로 피선됐으며,그해 9월 국제합영총회사 이사장,10월에는 무역부장까지 겸해 그야말로 대외경협의 총괄책임자가 됐다.
1백70㎝의 키에 해외유학 경험을 통해 경제활성화 책임을 떠맡은 그는 특히 영어에 능통하여 뉴스위크지나 타임지 같은 잡지는 사전 없이 읽어내는 인텔리로 탁월한 외교수완과 세련된 매너가 외자유치를 위한 외국인과의 접견·상담에서 매우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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