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벌이 위해 의류산업에 박차(북한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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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합작기업 110개… 전기·전자분야 최다/공장 가동률 떨어져 강제 휴직 급증
○품질·재단기술 크게 향상
○…북한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된 방법으로 의류산업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산 의류의 품질이나 재단 기술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가 독일 함부르크 소재 아시아문제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펴낸 『북방통상정보』(7월호)에 따르면 북한은 특히 드레스·수영복·정장 및 스웨터 등의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네킹에다 북한이 만든 고급의류를 입혀봄으로써 유행감각을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앞가슴이 파진 고급 옷을 걸친 미소짓는 마네킹의 모습도 흔히 보인다고 이 연구소는 전했다.
이 연구소는 북한의 조선은하무역총회사의 이용령부장이 『북한이 세계 여러 나라들과 협력을 강화해 자립경제를 성취하기 위한 방도로 의류산업 분야의 교역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소개했다.
○대상국 일본이 가장 많아
○…독일의 무역정보청은 최근 91년말 현재 1백10개사에 달하는 합작기업이 북한내에 있고 30개사의 북한 합작기업이 해외에 설립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합작기업을 분야별로 보면 전기·전자 부문이 전체의 26%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화학산업(11%)이며 나머지는 제약·어업·서비스 등이다.
합작 대상국은 일본이 제일 많은데,전체 합작기업의 70% 가량에 재일 교포기업들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작기계공장 중단위기
○…북한과 러시아간의 합작투자로 북한의 자강도 회천시에 건설중인 「회천­고리끼」 합작 공작기계공장이 양측의 이해관계 상층으로 건설 중단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모스크바 무역관이 대한무역진흥공사에 보고해온 바에 따르면 「회천­고리끼」 합작공장은 지난 87년 구소련의 고리끼공작 기계연합체간에 49대 51%의 투자 비율로 건설하기로 합의하고 90년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건설경비 조달 등을 위해 작년에 카자흐의 한 기계공작회사에 20%의 투자 지분을 주고 추가로 참여하게 해 북한의 투자 지분은 41%로,러시아의 투자 지분은 39%로 각각 낮아졌다.
현재 이 공장의 건물 외관은 사실상 공사가 완료됐으나 공장의 주요 핵심 분야는 러시아와 북한간의 재정적 문제 때문에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고리끼공장기계연합체는 북한측이 계약서상의 제반 조건을 이행할 경우 관련설비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료·자재부족 극심
○…북한에서는 최근 연료·자재 부족으로 각 공장·기업소의 가동률이 떨어져 노동자들의 강제 휴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내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원유를 많이 사용하는 공장·기업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강제휴직은 대휴제도와는 달리 임금도 타지 못할뿐 아니라 식량도 하루에 3백g밖에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각 공장·기업소 노동자들 사이에는 강제휴직을 당하지 않기위해 간부들에게 뇌물을 주거나 남을 비방하고 모함하는 사례가 늘어 작업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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