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때 화환·봉투대신 양초/소형차 타고 회기중 주례사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허례는 이제 그만”/주민들에게 양해구해/재야 초선 의원들 「맑은 정치인」운동
『경조사에는 화환·돈봉투대신 양초를 보냅시다.』
14대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에 처음 진출하게 되는 재야출신 의원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탈허례·검소운동」이 전개되고 있어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현재 이 운동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이부영·유인태·원혜영·박계동당선자 등 민주당내 「민주연합」(민련)소속 인사들과 오랫동안 빈민운동가로 활동하다 등원하게 된 제정구당선자,평민련의 이길재·장영달당선자,신민련의 신계륜당선자 등으로 점차 동참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금주중 실천요강을 담은 문안을 확정,공식발표한 뒤 주민들에게 알려 이해를 구한다는 일정도 잡아놓고 있다.
◇탈허례·검소운동=7∼8개로 의견이 모아진 세부실천사항은 ▲국회회기중 의정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주례 안서기 ▲지역구 경조사에 화환·봉투 안보내기 ▲경조사에는 양초보내기 등 최소한의 성의만 보이기 ▲각종 인사장·달력 안돌리기 ▲고급승용차 안타기 등이 주요골자.
일부 당선자들 사이에 고급승용차 안타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량중 1천5백㏄ 이하로 정하거나 아예 그보다 더 작은 승용차를 타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들은 다음주부터 기획실무단을 구성,조만간 운동내용을 발표하고 6월 국회개원전 지역구 주민들에게 유인물을 통해 홍보키로 하는 등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모든 의원당선자들에게 동참을 호소키로 했다.
◇동기=이들이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부르짖게 된 것은 지난달 19일 「4·19행사」를 마치고 서울 방학동 유인태 당선자집에서 우연히 모여 능력에 벅찬 돈을 마련해야 하는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시작됐다.
『선거구민들이 무일푼인 자신들을 뽑아준 것은 검은 돈에 눈돌리지 말고 맑은 물이 돼달라는 기대였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불의와의 타협은 아주 작은데서부터 시작되는만큼 스스로 잘못된 관행을 깨뜨리자』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