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수표 2억불대 밀반출/4개파 18명구속/재산도피·밀수에 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19명 수배·판매한 은행원 67명 문책통고/검찰
시중은행 여행자수표(Traveler’Check) 판매제도의 허점을 이용,3년여동안 2억4천만달러(한화 1천8백억원 상당)를 미국·일본·홍콩 등 해외로 불법 밀반출한 국내 최대규모의 지하경제조직 범죄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에 의해 불법유출된 2억4천만달러중 지난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난 1억3천만달러만을 따져도 같은해 우리나라 여행경비 부문 국제수지 적자 3억9천만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다. 서울지검 특수1부(이명재 부장·민유태 검사)는 28일 해외여행자를 가장해 한일·상업·조흥·서울신탁·국민·동남·경기은행 등 7개 시중은행 37개 지점으로부터 2억4천만달러의 여행자 수표를 불법매입한 (주)동양금은 영업부장 박내춘씨(26) 등 불법매매 전문조직 4개파 17명과 이들로부터 사들인 여행자수표를 밀수·재산도피 목적 등으로 해외에 유출시켜온 금괴·한약재 밀수업자·기업형 암달러상 등 모두 41명을 적발,박씨등 18명을 외국환관리법·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주)동양금은 기획실장 박치석씨(31) 등 19명을 수배하는 한편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여행자 수표와 밀수입한 1㎏짜리 금괴 30개를 증거물로 압수했다.<관계기사 22,23면>
검찰은 이와 함께 여행자수표 판매규정을 어기고 이들 범죄조직에 불법으로 여행자수표를 판매한 은행직원 67명의 명단을 해당은행에 통보,문책토록 하는 한편 불법판매 된 여행자수표 일부가 호화 해외여행자들에게 거래됐다는 정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주)동양금은 등 불법매매조직 4개파는 89년 1월부터 국내여행사와 해외이주 화물취급 업체들로부터 고객여권 사본을 1장당 2천원씩에 대량으로 구입,은행직원들의 묵인아래 여권 원본을 제출하게돼 있는 판매규정을 어기고 사본을 제출,1장당 환전한도액인 5천달러씩의 여행자수표를 대량매입 했다.
이들 조직들은 수십개씩의 가명구좌를 개설,여연숙씨(57·여·수배중) 등 기업형 암달러상들에게 1달러당 4∼5원씩 웃돈을 받고 팔았다.
검찰은 이들 범죄조직에 대한 자금추적 과정에서 밀수조직들이 암달러상으로부터 불법매입한 일화 60억엔(한화 3백20억원 상당)을 밀수자금 등으로 미국·일본·홍콩 등에 불법유출시킨 사실도 밝혀내 증거물로 일화 1천9백만엔을 압수하고 수사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