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가 「이후보」보다 힘든상대 민주당/야서 저울질 하는 대권파트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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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 “YS·DJ와 3파전땐 승산”
민자당의 경선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 김영삼·이종찬 두 후보진영 못지않게 온갖 촉각을 곤두세워 비상한 관심을 쏟고있는 사람들이 바로 민주당과 국민당 등 야당이다.
특히 오는 12월 대선에서 민자당의 후보와 한판 자웅을 겨룰 것이 거의 틀림없는 김대중 민주당 대표나 정주영 국민당 대표는 YS나 이종찬 후보중 누가 더 자신의 대권파트너로 손쉬운 상대인가를 저울질 하며 민자당의 경선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매스컴의 관심이 민자당에 독점되고 있는 현상에 불안감을 갖고있다.
우리 정치사상 집권여당에서 처음으로 펼쳐지고 있는 대권경선 레이스는 부정적 측면도 있지만 긍정적 방향에서 국민들의 주요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시중의 화제가 되고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초 민자당의 대권경선을 「사이비 정치쇼」「국민을 모독하는 권력다툼」등으로 애써 평가절하,민자당에 생채기를 내고 군 부재자투표 부정 진상조사,물가등 정책세미나 개최를 통해 수권·정책정당으로서의 온건 합리적인 이미지 정착에 전념해 그 반사이득을 꾀해왔다.
그러나 민자당 경선 그 자체가 국민들에게 투영되는 긍정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민자당의 경선이 어느정도 참다운 경선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민주당도 대권후보 결정과정에서 그보다 훨씬 모양새 있는 민주적인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5월19일 민자당 전당대회 때까지는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당내 판세나 「노심」의 향배로 보아 대세는 YS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이 그동안 당내에서 5월과 7월 개최로 이견을 보여온 전당대회를 5월에 하기로 서둘러 합의를 본 것도 이같은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자당이 YS로 대권채비를 갖출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대선체제를 갖추는 것이 대선에서 승기를 잡는데 보다 유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YS와 이종찬 의원중 누가 후보로 되든 어려운 싸움』(김대중 대표)이 되지만 『YS는 버겁고 이후보는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집권당의 프리미엄인 행정력과 돈,조직이 동원되면 누구든 상대하기 버거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대표의 핵심측근들은 이후보 보다는 역시 YS가 좀더 힘든 상대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몇차례의 당내외 여론수집과 분석결과 내린 결론이다.
만약 이후보로 대권주자가 결정될 경우 자칫 세대교체 바람에 휘말려 예비고사인 당내 대권경선에서는 고전이 예상되지만 본고사(대선)에서는 이후보가 아직은 DJ의 맞수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비해 YS는 세대교체의 부담은 없지만 영호남의 지역기반을 나누게 돼 또 한차례의 대회전이 예상되는 힘겨운 상대로 파악하고 있다.
국민당의 정대표 역시 이후보가 나설 경우 자신도 자칫 구정치인은 아니지만 세대교체의 대상으로 몰릴 위험성 때문에 이후보 보다는 YS를 편한 상대로 꼽고있다.
『정대표가 DJ·YS와 3파전이 됐을때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로서 집권할 가능성이 보다 높은 것』(조순환 대변인)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당도 이번 경선에서 YS가 대권주자가 될 것임을 예상하고 있기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국민당은 5월말 정도 전당대회를 갖는다는 느긋한 입장이었으나 YS가 거의 확정적임에 따라 민자당과 때를 맞추거나 오히려 19일 이전인 5월15일 전당대회를 치러 정대표를 대선후보로 내세워 기선을 제압하는 방법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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