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모방범죄 협박 미국 곳곳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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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 곳곳에서 모방 범죄 시도가 이어져 관계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북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 인근에 위치한 유바 시티의 일선 학교 수십 곳이 19일 긴급폐쇄됐다. 제프리 토마스 카니(28)라는 남성이 지역 목사와 이웃에게 "버지니아 공대 사건은 별 것 아니다"라며 "AK-47 소총과 폭발물, 독극물 등으로 무장했으며 이 지역 학교를 찾아가 살인 행각을 벌이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지역 경찰은 카니를 약물 중독자로 파악하고 소재를 찾고 있다. 지역 학교들은 경찰의 추가 지시가 있을때까지 폐교할 예정이다.

이날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리스의 한 고교생(15)도 친구들에게 "20일 학교에서 물리력을 가하는 사건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가 학생들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사이프리스 경찰국은 "버지니아 공대 사건의 영향을 받은 잘못된 영웅심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날 롱비치 윌슨 고교에서는 신원불명의 테러위협이 가해져 교사와 학생들이 45분간 학교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밴나이스 버밍햄 고교에서는 BB총을 소지하고 캠퍼스에 나타난 학생이 경찰에 체포됐다. 롤링힐스 지역의 페닌슐라 고교에서도 '캠퍼스 안에 총기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학교가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이처럼 학교와 학생들을 상대로 한 테러 위협이 잇따르자 미 학교 당국은 경찰과 연계한 캠퍼스 내 보안을 한층 보강하고 학생들의 안전조치 강화에 나섰다. 17일 UCLA 노만 아브라함스 총장은 성명서를 통해 "캠퍼스의 보안 체계를 강화해 어떤 비상사태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캘스테이트 풀러튼 학교 경찰 당국 역시 22명의 경관이 24시간 동안 교대로 순찰을 돌며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지사 임상환.서우석.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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