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째 먹는 새끼도다리「새꼬시회」감칠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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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얼마 전 가까운 친구가 시내 한가운데 도다리 회를 잘하는 집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제안해 두말없이 동행, 단골집이 된 곳이 시청 앞 북창동65의1 도다리전문점 북송정(755-2032·주인 양성복)이다.
그 동안 도다리 회를 여러 번 먹어 봤지만 북송정의 도다리 회는 과연 명불 허전의 그것이었다. 같은 재료로 요리해도 요리법과 양념에 따라 이렇게 맛이 다를 수가 있을까, 한마디로 도다리가 이렇게 맛있는 생선이구나 하는 것을 재삼 느꼈다. 이 집의 대표적인 메뉴는 속칭「새꼬시」라는 것인데 도다리새끼를 껍질을 벗겨 뼈 째 잘게 썰어 파·마늘·풋고추·참기름 등으로 버무린 맛있는 된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고소하면서 쫄깃쫄깃한 회 맛이 정말 진미중의 진미다(1인분 2만원).
새꼬시에 맛을 들이면 다른 생선회는 싱거워 못 먹는다는 말이 실감난다.
살아서 펄널 뛰는 도다리를 통째 회를 켜서 내는 통마리 회도 있는데 회를 다 먹을 때까지 아가미가 움직이며 살아있어 시각적으로도 장관이다(5만원).
요즘 대부분의 활어가 양식되어 나오는 통에 순수 자연 산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져 가는데, 북송정에서는 산지로부터 직송되는 자연산도다리만을 쓴다. 점심식사로는 충무에서 직송되는 싱싱한 해물로 끓여내는 충무 해물탕이 별미다. 커다란 대하와 살아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비롯해 수십 가지의 각종 해물과 싱싱한 야채가 잘 조화되어 시원하고 얼큰한 맛을 자아낸다(1인분 1만2천 원).
하동 섬진강에서 직송되는 재첩으로 끓여내는 재첩 국은 술꾼들의 해장국으로 그만이다(1인분 5천 원). 종업원들의 태도도 정중하고 상냥하며 서비스 안주도 풍성하게 나온다. 이런 집에 손님이 들끓는 것은 당연지사. 점심·저녁 공히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황보근<45·상명여대교수 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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