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은 시골학교 활용방안 찾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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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내가 이농현상 등에 의해 폐교된 분교를 찾아다니는 이유는 현재 빌려쓰고 있는 충북의 한 분교에서 얻은 가능성 때문이다.
9개 한의학과대학(이제는11개)예서 지원하여 모여든 2백 명 가까운 대학생의 침 법에 대한 교육훈련 및 무료의료봉사활동에서 얻은 경험은 좀더 넓은 공간과 봉사활동 지원장소를 필요로 했다.
여건이 허락되면 아깝게 버려진 폐교분교를 유익하게 쓸 수 있으련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활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에 이미 5백 개 이상의 폐교가 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인데 이 문제는 현지주민들의 증언과 함께 심각하게 다가온다.
첫째, 시설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이 강산의 산골마을 구석에는 의외로 시설이 버젓하고 운동장이 널찍한 폐교들이 널려있다. 공해 없는 분위기와 몇십 가구만 호젓이 남은 마을이야말로 따로 공부방울 구할 필요 없는 최적의 수학장소가 아닌가.
근로봉사·생활봉사·의료봉사 등 대민 봉사활동 장소로도 제격이다.
둘째, 사람의 흔적이 3년만 떠나면 집이란 스스로 삭게 마련인데 흉가같이 버려진 폐교는 보기애도 정말 안타깝다. 인간의 기가 머무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폐교활용 의지 및 적극 참여가 최선이며 관계당국의 선선한 허락자세도 중요하다.
셋째, 관리체계의 효율적인 재검토다.
각 교육청의 재량으로 봉사단체로 인정되면 과감히 선용하게끔 지원해 주는 행정의 아량이 절실하다.
차일피일 상부의 하향식 명령을 기다리거나 지나친 의심과 행정적 조건의 까다로움만 내세우다가는 전국의 폐교된 분교가 아무 쓸모 없이 될 지경이다.
임대 계약한 극히 일부의 폐교를 제외하면 버려진 수백 개의 아까운 분교 교실은 수 백억 원의 국가재산을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오<서울 종로구 세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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