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 문화를-윤범우<우리미술 문화연구소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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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술은 어렵다』-. 모두들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특히 현대미술이란 것은 도대체 모르겠다. 그렇다. 어쩌면 미술이란 것은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다.
또 누군가는 말한다.『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미술이 없다한들 뭐 그렇게 아쉬울 것이 있겠는가』라고. 그러니까 미술이 없다한들 세상이 뒤바뀔 것도 없을 것이라고.
이쯤 되면 우리는 초조해진다. 미술은 과연 없어도 그만인 깃일까. 미술은 정말로 어렵기만 한 그 무엇일까.
사실 이렇듯 미술은 어려운 것이라고 대중에게 선입견을 준 것은 미술인 자신일지 모른다. 대중적 점검을 도외시하는 고급 미술로서의 고고한 자세는 반성해야 한다. 그 동안 우리의 미술을 지나치게 성역화 시키지나 않았는지….
그러나 미술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당장 이해하기 어렵다고 무조건 외면만 하지도 말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는 엄청난 이미지의 폭격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조형언어의 위력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미술과 가깝게 지내자.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다.
미술과 친해지려고 노력해보자.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제는 미술관이나 화랑도 많아졌다. 입장료도 없이 명작들과 쉽게 만날 수도 있다. 따라서 친구와의 약속장소로 시내의 화랑을 택하자. 주말의 데이트코스로 미술관이나 화랑은 분위기를 한결 북돋워 줄 것이다.
진하게 살다간 한 예술가의 절규는 우리들의 삶을 크게 감동시켜 준다.
졸업식이나 생일과 같은 기념일에는 조그마한 판화 한 장이라도 선물해 보자. 개업식이나 생일의 선물로 받은 조그만 판화 한 장은 평생 간직하게 된다. 1회 적인 화환이나 음식보다는 훨씬 더 효과가 있다. 미술은 그렇게 어렵거나 비싼 것만은 아니다. 수시로 화랑에 가보자. 특히 기념일에는 판화라도 한 점씩 사두자. 평생 간직하게 되는 훌륭한 기념품이 될 것이다.
문제는 관심이다. 일단 화랑 문이라도 두드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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