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수학] 황금比가 숨어 있는 아름다운 ☆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9면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구절의 포크송에서부터 알퐁스 도데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별은 인간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단골 소재가 돼왔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은 실제론 지구와 같은 구(球) 모양이지만 우리 마음 속에 형상화돼 있는 별은 ☆ 모양이다.

별은 오각형의 꼭지점들을 이은 다섯개의 대각선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펜타그램'이라고 한다. 펜타(penta)는 5를 나타내는 어간이다. 386, 486으로 명명되던 컴퓨터가 586으로 올라서면서 '펜티엄(pentium)'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또 카메라 브랜드 '펜탁스(Pentax)'의 이름은 오각형 프리즘 덕분이다.

펜타그램은 군사력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세 유럽의 십자군은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수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결국 십자군 전쟁은 유럽군의 완패로 끝나게 된다. 이때부터 십자군은 자신들을 이긴 이슬람의 상징 펜타그램을 군사력의 상징으로 사용하게 됐다. 오늘날에도 펜타그램의 개수는 군대의 계급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펜타그램에는 인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인식하는 황금비가 내재해 있다. 정오각형의 한 변과 그 대각선의 비를 구해보면 황금비인 약 1:1.618이 된다<그림1>.

또한 펜타그램을 이루는 변은 다른 변에 의해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 두 부분의 비 역시 황금비다<그림2>. 이를 신기하게 생각한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집단인 피타고라스 학파는 펜타그램을 자신들의 문장으로 사용했다.

2002 월드컵에서 붉은 악마가 만들어낸 슬로건 '꿈☆은 이루어진다'는 아직도 많은 한국인의 가슴에 남아 있다. 꿈과 희망을 전해 주던 그 펜타그램이 그리워진다.

박경미(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