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곽경근(2분), 서정원(5분), 김귀화(9분)|9분만에 만리장성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콸라룸푸르=유상철 특파원】한국축구가 만리장성의 벽을 허물고 64년 도쿄올림픽에 이어 28년만에 올림픽 본선자력진출의 쾌거를 이룩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전에 출전중인 올림픽축구대표팀은 30일 밤 메르데카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최종 5차 전에서 장신의 중국을 맞아 초반부터 적극공세로 몰아붙여 전반 9분만에 곽경근 서정원 김귀화가 무려 3골을 잡아내는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3-1로 쾌 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7(3승1무1패)을 마크, 예선전적 2위로 1위 카타르(승점 8), 3위 쿠웨이트(승점6)와 함께 3개 팀에 주어지는 바르셀로나 행 올림픽 티킷을 거머쥐었다. 중국은 이날 바레인을 3-0으로 물리친 쿠웨이트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차(쿠웨이트+5, 중국+2)에서 뒤져 아깝게 탈락했다.
4차 전까지 승점 5로 벼랑에까지 몰렸던 한국은 이날「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맞서 경기 시작하자마자 좌우측면돌파로 중국문전을 유린, 기선을 장악했다.
한국은 전반2분 중국이 채 전열을 정비하지 못한 사이 발빠른 나승화가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문전으로 센터링하자 장신 곽경근(1m83cm)이 천금의 백 헤딩슛을 성공시켜 선취골을 올렸다.
중국GK 장진의 혀를 찌른 기습이었다.
사기가 오른 한국은 계속해서 미드필드에서부터 철저한 압박축구를 구사, 밀물공세를 펼치다 3분 후인 5분쯤 중국 페널티에리어아크 부근에서 혼전 중 곽경근이 뒤로 백 패스한 것을 쇄도하던 서정원이 논스톱 오른발 강슛을 터뜨려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9분쯤 중국수비 판즈이(5번)가 페널티에리어 오른쪽 코너부근에서 치고 들어가던 곽경근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김귀화가 땅볼 슛으로 한 골을 추가함으로써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반격에 나선 중국은 후반35분 하오하이동(9번)이 한 골을 만회, 영 패를 모면하는데 그쳤다.
한국은 이날 특히 3게임 결장 후 중국 전에 나선 스토퍼 이임생(이임생)이 장신골게터인 차이성(1m94cm)을 전담 마크, 꽁꽁 묶어 둠으로써 공격파이프라인을 차단한 게 승인이었다.
한편 같은 시간 벌어진 쿠웨이트-바레인 경기에서는 쿠웨이트가 3-0으로 승리했고 카타르-일본 전은 카타르가 1-0으로 이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