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의원 구속 궁택에 타격/일 16년만에 현직의원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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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관시절 정보 흘려주고 수뢰
일본정계가 현직의원의 뇌물수수혐의 구속으로 벌집을 쑤셔놓은 것 같다.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총리파벌의 전사무총장이었던 아베 후미오(아부문남) 의원이 구속됐기 때문이다. 현직의원의 구속은 76년 록히드사건으로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총리가 구속된지 16년만의 일이다.
이 사건으로 미야자와정권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되었으며,사건확대여부에 따라서는 미야자와 총리 퇴진문제로까지 몰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파벌의 사무총장자리는 돈을 만지는 자리이므로 미야자와파에 대해 세론은 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일본 여론은 다케시타(죽하등) 전내각의 퇴진으로 이어진 리크루트사건의 교훈은 어디로 갔느냐고 정치권을 질타하고 있다. 더구나 아베 의원의 죄질이 과거처럼 단순히 정치헌금에 그치지 않고 돈을 받고 직무에 관련된 정보를 팔거나 뒤를 봐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은 크다.
아베 의원은 특히 각료가 되기위해 89년 6월 미야자와파에 1천만엔의 개인헌금을 했던 사실도 드러나 야당측으로부터 정치윤리에 대한 공격도 함께 받고 있다.
미야자와 총리주변에서는 이번 아베 의원 구속사건을 아베 의원 개인문제로 끌고가 정권에의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편 올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야당은 24일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총공세를 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야마하나 사다오(산화정부) 사회당 서기장은 아베 의원 구속과 관련,리크루트이래의 대형 의혹사건이라며 『정치윤리확립을 내세운 가이후(해부준수) 내각의 각료가 되기위해 돈을 뿌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책임은 크다』고 말했다.
야당들은 미야자와 총리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한편 미야자와 총리의 리크루트사건 해명도 다시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사회당 일부에서는 리크루트사건때처럼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베 의원은 전후 7년간 일본자위대에서 복무한 경력이 있으며,홋카이도에서 시·도의원을 거쳐 69년 중의원에 당선된 7선의원이다. 또 해산물 판매회사를 설립,무역관계로 구소련을 40회이상 방문한 자민당내 소련통이기도 하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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