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백일장|장원 시 부문-윤종란씨 산문-조은숙씨 아동문학-한상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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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9회 마로니에 전국여성백일장의 장원은 시 부문 윤종란씨(32·서울방이동59의10), 산문부문 조은숙씨(35·서울목동신시가지아파트330동303호), 아동문학부문 한상남씨(38·서울도곡1동 역삼우성아파트2동1511호)가 각각 차지했다.
한국문화예술진홍원 주최로 19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이 백일장에는 서울을 비롯, 부산·광주·대구·강릉 등 전국각지에서 온 2백38명의여성(20세이상) 들이 평소에 다듬어온 글 솜씨를 겨뤘다.
장원을 차지한 세 사람은 모두 문화센터 등을 통해 평소 부지런히 문학수업을 받으면서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
「들길」을 주제로 시 부문 장원을 한 윤씨는 유치원교사 출신의 미혼여성. 『줄곧 시골에서 자라 정서가 메마르지 않은데다 국민학교 때부터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일기를 써온 것이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남들이 모두 잠든 밤에 시상을 가다듬곤 했다』는 그는 박목월·박동규·이량배 시인과 같은 서정시인이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했다.
간호사출신으로 두 아이(15, 12세)의 어머니인 조씨는 아버지·새어머니·배다른 형제들 사이의 갈등을 「가족」이란 제목으로 담담히 그려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88년 올림픽 개막식 날, 혼자 김칫거리를 사들고 대낮의 고적한 동네골목을 걷다 「나는 무엇인가」라는 자각과 함께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서씨는 작년에도 같은 백일장에 참가, 장려상을 탄 후 생각보다 소질이었는지 모른다는 기대로 습작에 열중해왔다는 것.
글 쓰는 것을 처음에는 달가워하지 않았던 남편(은행원)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인간 내면의 세계를 진솔하게 표현하는 수필가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역시 두 아이(14, 12세)의 어머니인 한씨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알 수 있는 주부이기 때문에 동화를 쓰는데는 제격』이라며 『앞으로 아동선교동화를 쓰는데 주력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텃밭에서 도는 바람개비」를 써 수상한 그는 이미 크고 작은 백일장에서 솜씨를 인정받은 예비작가로 87년 이후 문예진흥원 등에서 여는 문학교실에서 꾸준히 공부해 왔다.
중앙대 화학과 출신인 그는 바쁜 집안일 속에서도 여성잡지들의 「엄마가 쓰는 동화」란에 자주 투고하는 부지런함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백일장은 유경환(시인)·전상국(소설가)·박종현(아동문학)씨 등 10여명의 작가들이 심사를 맡았다. <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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