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에 봄날 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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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전기전자업종이 증시 정상의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을까.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기전자업종의 재부상을 필수요소로 꼽고 있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간 부동의 정상을 지켜온 전기전자업종은 최근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13일 시가총액 142조4960억 원으로 금융주(145조6510억 원)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21일에는 1위를 되찾았으나, 하루 뒤인 22일엔 다시 빼앗겼다.

전기전자주와 금융주의 주도권 다툼엔 삼성전자가 자리하고 있다.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주가가 얼마나 오르내리느냐가 곧바로 1위 자리를 차지하는냐 밀려나는냐를 결정한다.

삼성전자는 14일부터 5영업일 연속 올라 60만 원을 넘어서면서 전기전자주의 1위 재탈환을 주도했다. 그러나 23일 60만원 아래로 다시 하락, 전기전자주가 금융주에게 1위 자리를 내주는 빌미가 됐다. CJ투자증권의 송명섭 연구위원은 "수출주력업종인 전기전자주의 최근 흐름은 일본 엔화와 직결돼 있다"며 "일본 금리 인상 전망후 되레 엔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전기전자주의 상승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들은 전기전자주를 철저히 외면하고 내수주인 금융주에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전자주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최근 4년 이래 최저수준인 44%에 머물고 있다. 한때 60% 이상을 보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50%를 밑돌고 있다.

전기전자주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다. 하반기에는 전기전자주가 금융주에게 1위를 내주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당분간의 조정 과정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고, 여기에 전기전자주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의 이승우 연구위원은 "당분간 금융주와 전기전자주가 선두권 탈환 경쟁을 계속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주가가 1500선을 넘어가는 데는 전기전자주가 중심이 된 수출주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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