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젊은 시절 자살충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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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가족과 함께 고향인 포항에서 설을 지내고 19일 오후 항공편을 이용해 귀경하고 있다. [김포공항=강정현 기자]

거센 검증 논란 속에서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9일 적극 대응을 자제했다. 그는 설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고향인 경북 포항 인근에 머물다 이날 오후 귀경했다.

이 전 시장은 "설 연휴의 민심은 한나라당이 단합해서 대선 승리를 반드시 이루라는 것"이라며 "나는 당의 단합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설 명절을 편안하게 보내고 있는 국민에게 정치 지도자가 실망감을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에서 돌아온 박근혜 전 대표가 "어거지로 지어내서 하는 것도 네거티브"라며 이 전 시장 측을 비난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16일 이 전 시장의 '선거법 위증 교사' 의혹을 제기했던 김유찬씨는 이날 "이 전 시장 측의 대응 수위를 봐 가며 2차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 측은 대꾸하지 않았다. "'제2의 김대업'과 같은 사람에게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며 일축했다.

◆"나도 자살 충동 느낀 적 있다"=이 전 시장은 이날 방송된 SBS 라디오의 설 명절 특집에서 "세뱃돈으로 사탕을 하나 사서 며칠 동안 아껴 가며 빨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껌은 한 달 동안 벽에 붙여 놓았다가 먹었다"고 했다. 그는 가난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자살 충동을 느껴 한강 다리 난간에서 몇 번씩 물살을 들여다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 전 시장은 "일만 하는 사람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테니스도 하고 음악도 즐기는, 알고 보면 나도 부드러운 남자다… 갑자기 내 눈이 커지면 사람들이 못 알아볼 거다. 부모님이 주신 작은 눈이 좋아 쌍꺼풀 수술을 할 생각이 없다… 아내가 코디를 해주는데 70~80%는 마음에 들지만 나머지 20%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고 있다"는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글=서승욱 기자<sswook@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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