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일본인들을 피해자로 묘사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요코 이야기’의 저자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左)가 12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한국 교민들과 토론하고 있다.
닷 웰시(피스 애비 목사)="틱낫한 스님이 설파했듯 서로 화해하려면 양쪽 모두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보통 한쪽 편을 들고 싶어하지만 그렇게 하면 화해가 있을 수 없다. 또 한쪽에서 불의와 폭력을 저질렀다고 상대방에서 복수를 하는 게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한인 사회에서 요코 이야기의 악영향을 우려하는데, 일제 체제를 비판하는 책을 읽도록 하면 어떨까."
◆존 도리아(웨슬리 중학교 교장)="책 내용과 함께 이를 어떻게 가르치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요코 이야기'를 역사책이 아닌 영어책으로서 가르친다. 그럼에도 한인사회에서 주장하듯이 이 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자칫 진정으로 고통받는 이(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이 책으로 가르치기 전에 역사교사에게 사전 교육을 한다."
◆민유선(보스턴 노인회장)="나는 일제 때 태어나 한국전쟁까지 겪은 사람이다. 내가 볼 때 '요코 이야기'는 협소한 시각으로 사회를 해석한 것이다. 이 책으로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늘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이 더 많은 강간과 살인을 저질렀는데 이 책을 보면 한국인들이 더 심했다고 생각할 것 아닌가."
◆요코="이것은 원래 책을 만들려고 했던 게 아니다. 부모와 환경에 늘 불평만 하는 미국인 소녀를 위해 썼던 10장짜리 편지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겪었던 생존의 문제를 다룬 것이지 역사에 대한 것은 아니다. 일제가 한국에 했던 행동은 정말로 미안한 일이어서 사과한다."
◆정해연(한인 학부모)="이 책을 읽어 보면 한국인이 가해자 같다는 느낌을 준다. 자칫하면 어린 학생들에게 한국인들은 모두 주정뱅이이고 치한이라는 인상까지 줄지도 모른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사실을 오도할 위험이 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미국인들은 세계사를 잘 모르는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요코 이야기'를 중학교 필수도서로 넣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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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남정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