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폭기 격추/“휴전협정 위반” 미국서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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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다란·워싱턴 AP·로이터=연합】 미 제트전투기가 20일 잠정휴전협정을 무시하고 이라크 중부 티크리트지방 상공을 비행중이던 이라크 전폭기 1대를 격추시켰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미 중부사령부가 발표했다.
데이비드 녹스 미군 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50분(한국시간 오후 7시50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백75㎞쯤 떨어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 상공에서 미 공군의 F­15기가 비행중인 이라크 전투기 2대중 SU­22기 1대를 격추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군 관계자들은 미국의 이같은 대응조치가 전투재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도 격추사건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적대행동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며 다시 전투를 시작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우리는 앞으로 휴전에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방미중인 레흐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와 관련,『이라크 항공기 1대가 협정을 위반해 격추됐다』고 말하고 『다른 항공기들이 협정을 위반한다면 이들도 격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잠정 휴전협정이 지난 7일부터 발효된 이후 가장 큰 협정위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17일 이라크남부 사프완에서 열린 휴전회담에서 합의된 잠정 휴전협정에는 사전 허락없이 어떤 이라크 고정익 전투기도 이동해서는 안된다는 협정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다국적군기의 이동에 대한 규정은 들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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