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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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수는 아주 재미있어요. 쫓고있는 동물이 잡히지 않으면 즉시 그것을 X로 정하고 잡힐때까지 사냥을계속하면 되는거죠?』
아인슈타인은 수학의 재미를 일깨워준 야콥삼촌에게 이렇게 그의 흠미있는점을 물었다. 항상 머리속에 도사리고 있던 수많은꿈과 궁금증을 흥미있는 수학을 통해서 논리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아인슈타인의노력은 마침내 그 유명한「상대성 원리」로 집대성됐다.
『솔직히 내게는 수학이라는 과목이 두려옴의 대상이다. 다른 아이들도 내 마음과 같은 모양이다. 수학시간만 되면 「아이구 지겨워」란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어느 여고2년생의 이같은고민에서 우리 수학교육의실상과 문제의 일부를 실감할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재미있는 수학」과 우리 학생의 「지겨운 수학이, 이점이 바로 선진국과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차이점이라명 지나친 과장일까.
실제로 작년 7월의 북경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의성적은 창피하게도 54개국중에서 36위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인가.
입시위주의 교육은 무엇보다도 수학교육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학은 정답보다 풀이과정이 더 중요하다. 결과보다는 풀이과정에서 귀납과 연역, 분석과 종합, 분류와 체계학등을 통해서 논리적이고 강조적 사고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수학교육의 참 뜻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학력고사가 사지선다형으로 출제되면서 풀이는 틀려도 답만 맞으면 된다는 정답고르기 요령에 치우치고 있다.
실제로 국제적 평가결과로보면 국민학생의 수학능력은1등, 중학생은 중위귄, 고등학생은 하위권이다. 그러면 우리 대학생, 그리고 사회인들은 어느 정도일까.
선진국들의 수학교육에관한 공통점은 수학을 학문적 차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21세기의 창조적 사회와 창조적 국민을 위한 국가경영차원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미국은 이같은 차원에서『수학교육을 통해서 생산적인 자유시민을 양성하는것』을 기본철학으로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의 「생산적」이란 「문제에 부닥쳐 스스로 해결해 나갈수 있는능력과 올바르고 정확한 판단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수학교육의 목표를 창조적, 자립적 인간교육에 두고 있다는 뜻이 된다.
우리 수학교육은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어느 연구소 책임자는 우리 대학졸업생의 창의력에 엄청난 실망을 느끼고 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과연 이대로 첨단 기술장벽과 기술인력부족을 극복할수 있을까. 한 사회학자는 오늘의사회적 비리와 부패는 논리적과정을 소홀히하고 사지선다형의 결과만을 중시하는 경쟁위주의 비수학적 의식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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