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곤돌라 운영수익, 생태 보전 활용 명문화…남산공원 조례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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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남산 곤돌라 사업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 남산 곤돌라 사업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 남산에 곤돌라가 들어서면, 운영 수익을 남산 생태 보전에 활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 운영수익을 남산 생태환경 보전 등 공공재원으로 활용하는 근거를 담은 ‘서울특별시 남산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 조례’를 20일 공포한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시, 남산공원 기본 조례 공포

서울시가 추진 중인 남산 곤돌라 사업의 승강장 위치와 예상 연장.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추진 중인 남산 곤돌라 사업의 승강장 위치와 예상 연장.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이번에 제정한 조례는 남산공원의 생태계를 회복하고 자연·사람이 공존하게 하는 등의 기본원칙을 규정했다. 주목할 부분은 남산 곤돌라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을 남산생태환경 보전사업 등에만 활용토록 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도시재생기금에서 ‘남산생태여가계정’을 신설해 곤돌라 운영 수입금을 별도로 관리·운용하는 방식이다.

또 남산공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해 ‘남산공원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한다. 여기서 남산 곤돌라 운영수익을 활용해 실시하는 사업이 포함될 예정이다.

예컨대 생태환경 보전 사업이나 여가 공간 조성 사업 등을 기본계획에 포함할 수 있다. 생태환경 보전 사업은 인공 구조물의 자연성을 복원하거나 식생 훼손을 방지하고, 친환경 방제 등을 실시해 생태·경관을 보전해 생태 환경을 회복하는 사업이다.

이 밖에도 남산공원 조례는 ▶남산공원 기본계획 수립 ▶곤돌라 설치 ·운영 ▶곤돌라 수입금의 사용 ▶남산발전위원회 설치·운영 등의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지속가능한 남산프로젝트’를 조례로 명문화한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이동 약자를 포함한 서울 시민이 남산을 쉽게 방문하도록 남산 곤돌라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산 곤돌라는 서울시가 이 사업에 단독 입찰한 신동아건설에 대한 입찰 참가 자격 사전 심사를 마무리하면 하반기쯤 착공될 예정이다. 2025년 11월 공사를 완료하고, 2026년 2월부터 곤돌라 운행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곤돌라 설치를 계기로 향후 남산 자연경관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를 조성하고 야외 숲 박물관도 만들 계획이다.

오승민 서울시 도시정비과장은 “남산공원 기본 조례를 공포하면서 곤돌라 사업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만큼, 올해 하반기 예정대로 첫 삽을 뜬다”고 덧붙였다.

도시재생기금에 남산생태여가계정 신설

서울시 남산에서 현재 운행 중인 케이블카. [중앙포토]

서울시 남산에서 현재 운행 중인 케이블카. [중앙포토]

곤돌라가 실제로 운행을 시작할 경우 1962년부터 민간이 운행하던 남산 케이블카의 독점 구도가 깨진다. 곤돌라의 시간당 수송인력은 최대 2000명으로 케이블카의 640명보다 3배 이상 많다. 지난해 11월 한국리서치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0.7%가 남산 곤돌라 도입에 찬성했다. 별도로 지난 6월 서울시 발표한 남산 프로젝트 사업엔 89%의 시민이 동의했다.

남산 곤돌라는 서울시설공단이 위탁(대행) 운영할 계획이다. 곤돌라 하부 승강장이 위치할 서울 중구 예장공원과, 공영버스주차장 유지·관리 등을 고려했다. 서울시의회는 제323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남산 곤돌라 관리·운영 사무의 서울시설공단 대행 동의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서울시는 서울시설공단과 남산 곤돌라 운영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핵심인 곤돌라 운영수익을 생태환경 보전 등 공공재원으로 활용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남산의 자연환경을 회복하고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속해서 남산 보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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