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착 구호물자 철도역 구내 방치/강경파 식량원조 거부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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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AP·로이터=연합】 소련 최고회의(의회)의 강경파의원들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을 「거지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소련에 대한 식량원조를 즉각 거부하도록 요구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소련 최고회의내 중앙파 그룹의 우파 의원들이 지난 7일 연방회의 의장 이반 라프테프와 회동,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외국 원조 수용조치 등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라프테프 의장은 인테르팍스 통신을 통해 자신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 대한 이같은 비판을 부당한 것으로 지적했다고 말하고 이날 회동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부 지도층에 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르게이 스탄케비치 모스크바시 부시장은 9백만 모스크바 시민중 1백20만명이 저소득층이며 이중 50만명은 즉각적인 구호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히고 외국 구호물자를 배정해주기 위한 구호본부를 이미 설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는 이날 한 수송관계자의 말을 인용,『솔직이 말해 현 상황은 파국적』이라고 보도하면서 모스크바역 구내 철길 주변에는 8일 조사한 결과 바나나와 의복·의약품에서 술·담배에 이르기까지 각종 물품들을 실은 컨테이너 2만개와 3백량의 화차 등 모두 2만3천5백t의 화물들이 막연히 하역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이중 일부 차량들은 지난 7월 이래 계속 방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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