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강경파 고르비 실각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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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의회해산 군에 권력이양 요구/“식량원조 받아 국가체면 상실”
【모스크바 로이터=연합】 소련의 유력한 강경파 정치인 집단은 7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권력의 좌에서 밀려날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소련 최고회의를 해산하고 군이 권력을 인수토록 하라고 요구했다.
중도파를 자칭하는 이들 강경론자들은 고르바초프가 『우유부단함을 보이고 뒤늦게 정치적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비난했다고 모스크바 라디오방송의 뉴스 간행물인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고르바초프가 외국식량원조를 받음으로써 소련의 체면을 잃게 했다고 말한 이 정치인 집단은 소련 최고회의(의회)를 구성하는 양원중 한 입법기관의 의장 이반 랍테프와의 회담에서 일련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인테르팍스는 이들 정치인이 구국위원회 창설에 관해 논의하고 소련최고회의에 각 정파대표로 구성되는 제 3원을 만들자고 제의했다고 말하고 『한 제안은 최고회의와 지방권력조직체를 해산하고 모든 권한을 군에 이양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 중도파 집단에는 최고회의 의원 약 4분의1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강력한 소유즈 최고회의 대의원단등 20여개의 정당 및 단체가 들어 있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7일 그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이 실패했다면서 강력한 중앙통제로 복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국영기업 경영인들의 공격을 반박하고 오는 91년은 특히 방위비를 비롯한 공공예산을 삭감하는등 『어렵고 인기없는 조치가 취해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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