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게 죽는 법’ 이걸 검색하고 떠난 청춘들

  • 카드 발행 일시2023.08.29

칼럼 연재를 시작하고도 참 많은 청년들의 죽음을 겪고 이야기로 남겼다.
그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이는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던 서울의 명문대 재학생이었고, 가장 최근 다녀온 현장은 늦게 취업한 회사에서 삶의 길을 잃은 89년생 청년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목격한 것만으로도 청년들의 극단 선택이 너무 많다. 그런데 나 말고도 유품정리업체는 수백 군데나 된다. 그 업체들이 한 해 동안 청년들의 죽음을 단 몇 건씩만 의뢰받았더라도 다 합치면 정말로 가슴을 꽉 막히게 하는 숫자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뉴스는 더 흉흉한 일이 많다.
흉기를 소지하고 흉기를 휘두르고 살인을 예고한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참혹한 사건으로 뉴스가 넘친다. 많은 경우 젊은이들이 얽힌 사건들이다.

죽으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
청년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범죄자를 옹호하려는 게 결코 아니다. 대체 그들의 무엇이, 왜,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우리의 안녕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출산율은 점점 하락하고, 자살율은 높아지고, 범죄를 저지르는 청년과 청소년들의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청년들의 죽음을 직업적으로 체감하는 유품정리사로서, 또 아직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나는 더더욱 걱정이 앞선다.
현장에서도, 집에서도 머릿속을 비우지 못하는 것이다.

올해 초 앞서 말한 명문대 청년의 유품을 정리한 이후, 나는 중2인 아들과 가급적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요즘 말하는 꼰대 같은 짓을 하지 않고, 꼰대 같은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애들이 쓰는 줄임말도 찾아 외워서 아이와 말할 때 종종 써먹어도 봤다. 나와 있을 때 큰애의 말수가 점점 늘어나는 게 기뻤다.

요즘 아이들 생각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해 보고자, 큰애와 일전에 있었던 일을 잠시 소개해 본다.
그날은 일부러 ‘마라샹궈’라는 요리를 시켜 먹으면서 아이와 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