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세금 400만원 줄인다? 연금, 받는 타이밍도 전략이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6.26

머니랩

🧓연금연구소

중앙일보 머니랩이 연금과 노후로 걱정 많은 직장인을 위해 [연금연구소]를 연재합니다. [연금연구소] 기사는 Q&A 형태로 진행됩니다. 연금에 대한 50여 개의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세요. 나의 노후가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진단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다음 연금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보 세요. 연재 기사를 모두 읽은 다음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연금 계획의 윤곽이 드러나도록 돕는 게 이번 연금 시리즈의 목표입니다.

[연금연구소] 1~3회(기사보기①)에서는 연금을 왜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금융투자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연금 자산을 잘 쌓고 잘 굴리는 과정이었죠. 4회에서는 모으는 것만큼 중요한 연금 수령 전략을 다룹니다. 연금 수령 전략은 치밀해야 합니다. 그래야 은퇴 자산이 예상보다 일찍 고갈돼 발생하는 노후 파산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매달 10만원, 20만원이 아쉬운 은퇴기에 세금과 건강보험료도 아껴야 조금이라도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죠. ‘어떻게 하면 죽을 때까지 충분한 생활비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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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연구소] 34번째 질문, 이어갑니다.

34. 연금 수령 전략,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까요.
연금 수령 전략을 세울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망 전까지 연금 자산이 고갈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계획보다 일찍 고갈되면 노후 파산이라는 끔찍한 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서죠. 그렇다고 너무 보수적으로 수령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닙니다. 매달 생활비에 쪼들리는 궁핍한 삶을 위해 오래도록 연금 준비를 한 것은 아니니까요. 유동성이 부족해 갑작스러운 사건·사고(질병이나 배우자 사망 등)에 대응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보장하는 동시에 사망 때까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수령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죠. 균형 감각을 잃지 않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는 “무위험 자산에만 투자해선 예상치 못한 ‘장수 리스크’를 헤지하기 어려워 위험 자산도 필수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포함해야 한다”며 “다만 위험 자산이 포함될 경우 운용 성과에 따라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35. 인출 전략에는 어떤 게 있죠.  
노후 파산과 여유로운 생활 보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은퇴 자산에서 얼마씩 꺼내 쓸지가 관건입니다. 선진국에선 이와 관련해 이미 다양한 연구와 대안이 제시됐는데요. 자산에서 얼마씩 빼서 쓸 건지(인출량), 어느 정도 비중으로 빼서 쓸 건지(인출률) 아니면 이 둘을 어떻게 적절히 섞어서 활용할지가 전략마다 다릅니다.

가장 유명한 건 미국 재무설계사 윌리엄 벤젠이 주장한 ‘4%룰’입니다. 은퇴 첫해엔 은퇴 자산의 4%를 수령하고 그다음 해부터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수령액을 증액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벤젠이 미국 주식과 국채에 절반씩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따져본 결과입니다. 미국 주식을 포함한 경우엔 최악의 결과가 노후 자산이 33년간 유지되고 그 외엔 대부분 50년을 넘겼죠. 주식에 전혀 투자하지 않은 경우엔 그 기간이 30년 이내로 단축됐습니다. 연금 준비라고 해서 안전 자산에만 투자하는 것도 현명한 건 아니라는 결과입니다.

‘수정된 4%’ 전략은 매년 전년도 은퇴 자산의 4%를 인출하는 전략입니다. 전년도 자산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인출하기 때문에 자산이 일찍 고갈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 수익률이 충분히 나오지 않을 경우 실질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 있죠. ‘플로어 앤드 실링 전략(Floor and Ceiling Strategy)’은 ‘4% 룰’에 투자 성과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전략입니다. 전년도 투자 성과가 좋으면 20% 한도 내에서 더 인출하고, 나쁘면 더 적게 인출해 원금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이 밖에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은퇴 초기에 인출을 집중하는 ‘어그레시브 전략(Aggressive Strategy)’과 반대로 은퇴 후기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가정에 따라 인출을 지연하는 ‘세이프 리셋 전략(Safe Reset Strategy)’ 등도 있습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