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고수’ 국민연금 봐라, ETF로 연금 투자하는 법

  • 카드 발행 일시2023.06.20

머니랩

🧓연금연구소

중앙일보 머니랩이 연금과 노후로 걱정 많은 직장인을 위해 [연금연구소]를 연재합니다. 앞으로 연재할 [연금연구소] 기사는 Q&A 형태로 진행됩니다. 연금에 대한 50여 개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세요. 나의 노후가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진단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 연금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보세요. 연재 기사를 모두 읽은 다음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연금 계획의 윤곽이 드러나도록 돕는 게 이번 연금 시리즈의 목표입니다.

[연금연구소] 2회(기사보기)에서는 대표적인 연금투자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를 살펴봤습니다. 연령별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TDF 상품의 특징과 상품별 수익률 등을 살펴봤습니다. 3회에서는 TDF 외에 상장지수펀드(ETF)로 연금을 불리는 방법을 다뤄봅니다. 주식과 채권, 원화와 달러 등 간단한 자산 배분만으로도 노후가 달라집니다.

그럼 [연금연구소] 23번째 질문 시작합니다.

23. 연금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만들 때 지켜야 할 원칙이 있나요.
가장 기본은 분산 투자입니다. 연금 투자의 대표 상품인 TDF도 지역별, 자산별로 광범위한 분산 투자를 했습니다. 분산 투자는 특정 시장과 업종에 따라오는 위험을 분산해 한 번에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연금 자산은 인출 시기가 임박해 큰 손실을 볼 경우 만회가 쉽지 않습니다. 추가 자금 투입도 쉽지 않은 데다, 투자금이 원금을 회복하는 손실 회복 기간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을 수도 있어서죠.

특히 연금처럼 긴 시간을 두고 투자하는 자산일수록 단기 고수익보다는 변동성을 줄이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게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컨대 매년 5% 수익을 내는 A자산과 매년 40% 수익과 30% 손실을 번갈아 내는 B자산에 각각 1000원을 투자했다면 30년 후 손에 쥐는 돈은 A자산의 경우 4322원, B자산은 739원입니다. 큰 손실을 보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게 훨씬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죠.

24.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실제로는 어떤 자산군으로 나눠야 하나요.
분산 투자와 관련된 격언 중 가장 유명한 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인데요. 여기서 중요한 건 계란을 단순히 여러 바구니에 나누는 게 아니라 서로 완전히 다르게 생긴 여러 바구니에 나눌수록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최대한 가격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군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이런 자산과의 상관성을 나타내는 걸 ‘상관계수’ 혹은 ‘상관관계’라고 합니다. 예컨대 주식이 10% 상승했을 때 채권이 10% 상승했다면 두 자산의 상관계수는 1입니다. 반면 주식이 10% 상승했을 때 채권은 10% 하락했다면 상관계수는 -1이죠.

그렇다면 실제 자산군 간의 상관관계는 어떨까요. 아래는 그래픽은 교보증권에서 지난달 말 구한 자산별 상관계수입니다. 자산군을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대체 투자(부동산 등), 원자재 등으로 나눈 뒤 최근 10년간의 가격 변동 등을 토대로 측정했습니다. 글로벌 주식과 국내 주식의 상관계수는 0.8을 기록했습니다. 이 두 자산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분산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죠. 국내 채권은 글로벌 주식과 국내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각각 0.17, 0.14로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글로벌 채권도 상관계수가 글로벌주식(0.5), 국내 주식(0.41) 등으로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습니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보다는 채권을 섞는 게 안정성 측면에서는 우수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코스피200에 100%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200’과 코스피200에 40%, 미국국채선물 10년물에 60% 투자하는 ‘Kodex200미국채혼합’의 지난 5년간의 수익률만 봐도 분산 투자의 장점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주식으로만 구성된 ‘Kodex200’보다 ‘Kodex200미국채혼합’의 가격 변동 폭이 훨씬 작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익률도 현재 시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18년 6월 22일에 이후 지난 5년간의 누적수익률은 ‘Kodex200’ 26.82%, ‘Kodex200미국채혼합’ 21.43%입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25. 자산 배분을 하려면 펀드를 사면 되나요.
연금계좌는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DC형·IRP)로 나뉩니다. 두 계좌 모두 개별 주식에 투자할 수 없지만, 일반 펀드와 ETF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런 펀드와 ETF를 통해 자산 배분을 할 수 있는데요. [연금연구소] 3회에서는 저렴한 수수료로 인기를 끌고 있는 ETF에 집중해보겠습니다.

우선 연금저축과 퇴직연금계좌에서는 국내 시장에 상장된 ETF에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상장된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 등은 거래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대신 ‘KBSTAR 미국나스닥100’ 등 한국 시장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는 투자가 가능합니다. 연금저축계좌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를 제외한 모든 ETF에 투자할 수 있죠.

퇴직연금은 연금저축펀드보다 투자 제한이 좀 더 많은 편입니다. 예컨대 연금저축계좌에서는 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채울 수 있지만, 퇴직연금계좌에서는 적격 TDF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펀드와 ETF는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파생상품 투자가 불가능한데요. ETF에 ‘선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상품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거래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려면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게 유리한 면이 많습니다. 은행 퇴직연금 계좌는 개별 은행에서 선별한 ETF만 거래할 수 있는 반면,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의 경우 퇴직연금에서 투자할 수 없는 ETF만 제외하고는 모두 투자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