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대세 ‘TDF 투자법’…수익 5% 못넘긴 상품 공통점

  • 카드 발행 일시2023.06.19

머니랩

🧓연금연구소

중앙일보 머니랩이 연금과 노후로 걱정 많은 직장인을 위해 [연금연구소]를 연재합니다. 앞으로 연재할 [연금연구소] 기사는 Q&A 형태로 진행됩니다. 연금에 대한 50여 개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보세요. 나의 노후가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진단해볼 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 연금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보세요. 연재 기사를 모두 읽은 다음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연금 계획의 윤곽이 드러나도록 돕는 게 이번 연금 시리즈의 목표입니다.

[연금연구소] 1회(기사보기)에서는 납입 시기와 운용 수익률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습니다. 장기간 돈을 굴리고 복리의 마법이 적용된다는 걸 확인했죠. 그렇다면 연금 수익률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2회에서는 연금에 관심은 크지만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지 막막한 투자자가 관심을 가져볼 만한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부터 다뤄봅니다. 미국에서는 퇴직연금(401K)의 주류가 된 상품인 데다, 한국에서도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죠. TDF를 통해 연금 상품의 정석을 익힌다면 향후 다양한 변형도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이 높은 우수 TDF도 선별해 봤습니다.

그럼 [연금연구소] 12번째 질문 시작합니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12. 연금의 목표 수익률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연금 전문가들은 목표 수익률에 ‘정답’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각 개인의 연령과 투자 성향, 재무 상황 등에 따라 목표 수익률 설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원금 손실을 참을 수 없는 투자자가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위험 자산 투자를 늘렸다가는 중도에 연금 투자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죠.

다만 목표로 해야 할 지표가 없지는 않습니다. 물가상승률과 임금상승률, 정기예금 수익률입니다. 우선 물가가 뛰면 내가 가진 연금(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구매력을 보전하기 위해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꾸준히 필요한 이유입니다.

임금상승률은 근로자가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의 수익률 가늠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임금상승률에 따라 수령액이 오르는 확정급여형(DB)보다 높은 이익을 거둬야 직접 운용할 가치가 있죠. 임금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연차 때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임금상승률이 낮은 고연차 직장인은 낮은 수익을 목표로 할 수 있어 생애 주기에 맞는 자금 운용이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정기예금 수익률은 연금을 운용하면서 얼마만큼의 품을 들일지 정할 때 유용합니다. 연금 적립금을 예금에 맡겨뒀을 때보다 수익률이 낮다면 굳이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투자 상품을 고민하며 돈을 굴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13. 목표 수익률을 정했다면 투자 상품은 어떻게 정하나요.
연금 상품도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선별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가 제안하는 방법인데요.

첫 번째 질문은 ‘시중금리(정기예금) 수익이면 만족하는가’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예금금리는 시중은행 연 3.3~3.5%, 저축은행 연 3~4.5% 수준입니다. 원금까지 보장되는데 연 4% 수익률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죠. 이 정도 금리에 만족한다면 정기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 가입하면 됩니다. 다만 이런 금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죠. 기준금리가 다시 내려갈 경우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의 금리도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까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연 1% 초반을 맴돌았습니다.

정기예금 수익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두 번째 질문인 ‘투자 경험이 많고 투자 상품을 관리할 역량과 시간이 되는가’로 넘어가야 합니다. 능력과 시간이 된다면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 등을 골라 직접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진행하면 됩니다. 이 부분은 [연금연구소] 3회에서 다뤄보겠습니다.

능력도, 시간도 충분하지 않은데 수익에 욕심이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직장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 타깃(Target)형 상품입니다. 특정 목적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 주는 상품이죠. 예컨대 특정 시기를 목표로 자산을 배분하는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배분을 해주는 타깃리스크펀드(TRF·Target Risk Fund)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건 TDF입니다. 국내에는 2016년 4월 첫 출시됐는데 최근 자산이 가파르게 늘며 올해 1분기 순 자산이 10조원을 넘어서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디폴트옵션 상품의 대부분이 TDF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연금에 관심이 없던 투자자들도 TDF에 투자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로 TDF의 목표 수익률은 연 5~6% 수준입니다. 

김현서 디자이너

김현서 디자이너

14. TDF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어떤 상품인가요.
TDF는 은퇴 시점이 비슷한 투자자를 모아 그룹화한 뒤 이들의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입니다. 은퇴 시점을 목표 일로 정하고 초기에는 주식 등 기대 수익률이 높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고, 은퇴 시점에 근접할수록 채권 등 안전 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게 됩니다.

TDF 상품명에 이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TDF인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혼합자산자투자신탁’을 통해 살펴볼까요.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2025’라는 숫자입니다. TDF의 핵심인 ‘빈티지’입니다. 2025라면 2025년을 전후로 은퇴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 상품이라는 뜻입니다. 빈티지는 5년 단위로 늘어나는데요. 이 상품의 경우 현재는 2060년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TDF2060까지 출시됐네요.

나머지 상품명은 운용사와 핵심 운용전략, 투자 대상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선 ‘미래에셋’은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뜻합니다. ‘전략 배분’은 다른 TDF와 비교되는 특징을 담은 마케팅 포인트이자 TDF의 서브 브랜드입니다. 좀 더 자세히 보자면 미래에셋은 ‘전략 배분’과 ‘자산 배분’ 등 운용 전략에 따라 TDF를 나눠 놨습니다.

자산 배분 상품은 주식이나 채권 등 자산 종류에 따른 배분 전략을 추구하고, 전략 배분 상품은 자본 수익과 배당 등에 따른 인컴 수익처럼 수익 원천에 따른 배분 전략을 추구한다는 뜻입니다. 자산 배분 TDF에서는 만기가 긴 장기채는 채권으로 분류되는 반면, 전략 배분 TDF에서는 해당 채권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자본 수익인지, 배당 수익인지에 따라 다르게 분류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혼합 자산’은 TDF의 투자 대상입니다. 주식과 채권(증권), 증권 파생 상품,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증권투자신탁과 다른 점은 증권 투자 비율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증권투자신탁은 증권과 증권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이 펀드 재산의 50%를 넘어야 합니다. 참고로 현재 한국의 TDF 다수는 증권투자신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