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가 1월 26일부터 ‘보좌관의 세계’를 연재합니다. 그동안 정치의 무대 뒤편에서 일하던 보좌진을 무대 위로 올려 이들의 활약상을 공개합니다. 국회와 소통하고 싶은 분들에게 요긴한 코너가 될 것입니다. 5월 12일 열네 번째 순서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약하는 4명의 보좌진을 소개합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내로라하는 기관들을 소관 부처로 두고 있다.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 나라 살림에 필요한 세금을 거둬들이는 국세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돈을 찍어내는 한국조폐공사 등 재정과 관련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거의 대부분 기재위의 통제 아래 있다.
워낙 국가의 중추 기능을 관장하다 보니 1948년 10월 국회법 제정 때 ‘재정경제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래 몇 번의 간판 바꿈이 있었지만 74년 넘게 독립된 상임위로 가동되고 있다.
법원과 검찰을 소관하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식견을 필요로 하는 기재위에는 경제학 박사 학위 소지자, 고위 경제 관료 출신, 원내 사령탑 출신 국회의원이 즐비하다. 관료 중에서도 가장 엘리트라는 경제 관료를 상대해야 하니 전문성이 뛰어나거나 리더십이 검증된 중진 의원이 다수 포진하는 구조다.
그런 ‘상임위의 꽃’ 기재위에서 일하는 국회 보좌진은 어떤 사람들일까. 직접 만나보자.
‘알바’가 평생 직장 된 베테랑 우경식 보좌관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실 우경식 보좌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그는 유학을 앞두고 잠시 발을 들인 국회에서 벌써 20년을 일한 베테랑이다. 김성룡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실에서 일하는 우경식(51) 보좌관(4급)은 원래 공학도였다. 공대 인기가 좋던 시절이던 2003년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그는 남들처럼 공대 교수나 글로벌 전자 기업의 직원이 되는 길을 가려 했다. 그렇게 마음먹고 유학길에 오르기 6개월 전 아르바이트 차원에서 접근했던 국회 생활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국회 채용 공고를 통해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실 비서관으로 뽑힌 그는 공대생답게 의원 개인 웹사이트를 개설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인터넷이 널리 퍼지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정치인의 온라인 활용이 뜸하던 시절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대중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고 의원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국회의원 홈페이지 방문자 수 2위를 기록한 것이다. 당시 1위는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었고, 고 의원의 뒤를 이어 정동영·추미애 열린우리당 의원이 각각 3·4위를 기록했다. 우 보좌관은 “온라인 의정 홍보가 낯설었던 시기에 웹진을 만들며 희열을 느꼈다”며 “유학의 꿈을 접고 국회에 머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보좌진 생활에 빠져든 그는 16대 국회 말기부터 21대 국회 현재까지 20년간 국회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