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가 1월 26일부터 ‘보좌관의 세계’를 연재합니다. 그동안 정치의 무대 뒤편에서 일하던 보좌진을 무대 위로 올려 이들의 활약상을 공개합니다. 국회와 소통하고 싶은 분들에게 요긴한 코너가 될 것입니다. 3월 9일 여섯 번째 순서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약하는 4명의 보좌진을 소개합니다.
예술·문화·체육 관련 대부분의 조직을 소관하는 만큼 문체위는 국회 상임위 중 국토교통위와 함께 의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상임위로 꼽힌다. 각종 문화·체육 시설 관련 예산을 자신의 지역구에 배정받거나 관련 시설을 유치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대중적 관심 또한 자주 쏠리는 곳이기도 하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등이 문체위 소관이었던 만큼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 때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선수 특혜 선발 의혹으로 선동열 당시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문체위에 불려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문체위에선 어떤 보좌진이 활약하고 있을까. 그들의 모습을 알아보자.
자타 공인 ‘스나이퍼’ 이준우 보좌관(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 이준우 보좌관. 장진영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이준우(49) 보좌관(4급)은 금융회사에 합격해 연수를 받던 중 회사를 그만두고 여의도 정치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당시 그의 나이 29세. 그는 “신입사원을 모아놓고 회사 실적과 목표를 구호로 만들어 외치게 하는 데 회의감이 생기더라”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공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때마침 지인의 추천으로 16대 국회 허태열 의원실 면접을 보게 됐고, 2003년 인턴으로 국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국정감사를 치르고 이듬해 총선을 치른 그는 여의도 생활의 만족감과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이 보좌관은 “소위 ‘손맛’이라고 하는데, 좋은 정책을 입안하거나 내 아이디어가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됐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쾌감과 보람을 느끼곤 했다”고 말했다. 실무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7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했고, 국회 생활과 병행하며 보다 체계적으로 입법과 행정을 공부할 수 있었다.
이 보좌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서 자타 공인 ‘스나이퍼(저격수)’로 통했다. 최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조민씨의 입시 부정 및 부산대 장학금 부정 수급 의혹을 2019년 최초로 발굴해 언론에 알린 사람이 당시 곽상도 의원실에서 일하던 이 보좌관이다. 같은 해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자신의 친동생과 친구를 주요 공공기관에 채용 청탁한 사실을 확인해 폭로한 것도 이 보좌관이다. 이 보좌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 부부가 소득이 없는데도 학기당 학비가 4000여만원에 달하는 태국 방콕 국제초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사실을 현지를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