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좌석에도 '에어백'… 좌석 안전벨트 속에 장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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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전유물로 통해왔던 에어백이 항공기에도 등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일 "항공기 안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에 일반화된 에어백이 항공기 좌석에도 설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 좌석에 장착된 에어백은 사고 발생 시 승객이 앞좌석의 등받이나 칸막이에 부딪혀 머리나 목에 부상을 입는 것을 막아준다.

실제로 최근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984~98년 일어난 항고기 사고를 조사한 결과 머리를 다쳐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승객이 8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항공기의 에어백은 좌석의 안전벨트 속에 내장돼 있다. 좌석 아래에 붙어 있는 센서가 충격을 감지하면 에어백이 펼쳐져 부풀어 오른다. 이에 걸리는 시간은 70~180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항공기 에어백은 승객의 몸에서 바깥쪽으로 부풀기 때문에 승객을 향해 펼쳐지는 자동차의 에어백보다 부상 위험이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버진애틀랜틱.에어캐나다.에어뉴질랜드 등 일부 항공사가 에어백을 장착한 좌석을 설치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에어백이 설치된 좌석은 6000여 개로 추산된다. 설치비는 좌석당 2000달러(약 190만원)쯤 든다.

최근 FAA가 2009년까지 항공기 좌석의 안전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함에 따라 에어백을 설치하는 항공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강화를 위해서는 어깨와 골반을 삼각으로 연결하는 안전벨트를 채택하거나 좌석 앞뒤 간 거리를 넓히는 방법도 있으나 승객의 불편과 수익성 감소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미국의 메이저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2008년부터 비즈니스석 등 일부 좌석에 에어백을 설치키로 했다. 신문은 2010년까지 10만 개 이상의 항공기 좌석에 에어백이 설치될 것으로 예측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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