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된 승용차 80%가 중·대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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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승용차 80%이상이 중.대형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소형차 비중은 17%로 일본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이 26일 발표한 '국내 승용차 소비구조와 개선방안'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 승용차 판매 중 중.대형차 비중은 83.7%에 달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대형차 판매가 크게 늘어나 1995년 전체 승용차 판매의 2.7%에 불과했던 대형차 비중은 올 들어 24.3%로 상승했다.

반면 지난 1998년 33.0%를 차지했던 경차는 6.1%로 급감했다. 1990년 63%였던 소형차 비중도 꾸준히 줄어 10.2%로 나타났다. 경.소형차 비중 합계는 17.3%로 일본의 경소형차 소비비중인 61.2%의 5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이탈리아(55.3%), 영국(52.1%)이나 독일(23.3%)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소형차 판매는 위축되고 있는 반면 대형차 판매는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그러나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소형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수 시장에서 경소형차 소비 위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위원은 자동차 내수시장이 중.대형차 중심이 된 이유로 소비자들이 승용차를 사회적 지위와 연계시키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소득 양극화로 경소형차 구매층의 소비는 위축된 반면 대형차 구매층은 확대됐다는 점과 스포츠 유틸리티(SUV)등 다목적 차량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내수시장은 중.대형차 중심인 반면 수출 구조는 여전히 경.소형차 위주로 구성돼 경소형차에 대한 경쟁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경소형차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과 같은 강력한 내수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연구위원은 "대형차 위주의 왜곡된 소비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경승용차 소비 촉진을 위해 △경소형차 홍보 강화 △주차 허용이나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 증대 △LPG연료 사용 허용 등의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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