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6일만에 북 핵실험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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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는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했다고 25일 공식 확인했다. 이는 핵실험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 '제논'이 남한 지역에서 처음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핵실험 사실을 발표한 9일 이후 16일 만이다.

과학기술부는 이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자체 수집한 인공 지진파 분석, 국내 대기 중에서 포집한 핵실험 관련 방사성 물질(제논), 미국이 우리 측에 공식 통보한 방사성 물질 탐지 결과 등을 종합해 북한의 지하 핵실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핵실험 위치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주변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정부는 지진파와 방사능 물질 등의 정밀 분석이 끝나지 않아 핵실험임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서도 핵실험으로 '추정된다'는 조심스러운 표현을 써 왔다.

이재영 과기부 홍보관리관은 "방사성 물질 제논은 국내에서 포집한 대기를 스웨덴의 제논 측정장비로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한의 어떤 지역에서 제논이 포집됐는지는 안보 사항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부가 북한 핵실험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관련 기술 수준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과기부 산하 지질자원연구원의 핵실험 위치 추정은 미국과 일본.한국 기상 당국이 점찍은 곳과 동떨어져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는 지적을 들었다.

또 북한의 핵 위협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핵실험 방사능 물질을 탐지할 장비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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