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고야 등의 풍경화 모아 서양미술사 흐름 한눈에 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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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르의 작품‘프시케와 에로스’앞에서 전시를 설명하고 있는 앙리 루아레트 루브르 박물관장.

"여기 전시된 작품들 하나하나를 '걸작'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순회 전시와는 격이 다릅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루브르 박물관전:16~19세기 서양회화 속의 풍경'전 개막을 앞두고 앙리 루아레트(53.사진) 루브르 박물관장이 23일 내한했다.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는 밀레.고야.코로 등 서양 근대화가들의 풍경화 70점이 전시된다. 부셰의'목욕하고 나오는 다이아나', 제라르의 '프시케와 에로스' 등 외부 나들이를 거의 하지 않은 작품들도 끼어있다.

루부르 박물관의 다양한 콜렉션 중 풍경화를 주제로 한 데 대해 루아레트는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알기에 가장 좋은 장르이자 루브르 소장작들의 전반을 소개하기에도 적합한 장르"라고 말했다.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차원이 아닌, 인간과의 교류를 통해 자연의 변화와 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아레트 관장은 오르셰 미술관장 재직 시절인 1999년 한국의 오르셰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2001년 루브르 박물관장이 된 뒤 한국 전시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그 꿈이 이제야 실현됐다"며 흐뭇해했다.

대작들 속에서 일하는 그에게 최고의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이번 전시에도 나오는 앵그르의 '안젤리카를 구하는 로제'를 꼽았다. 괴물에게 붙잡힌 여인을 남자가 창을 들어 구하려고 하는 그림이다."우리는 그림을 보면서 상상을 하곤 합니다. 작가는 매우 이성적으로 그린 반면 보는 이에게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합니다. 여러분도 각자가 최고로 꼽는 작품을 보면서 상상의 세계에 빠져보면 좋겠네요."전시는 내년 3월 18일까지. 02-2113-3470.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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