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배달원들 "잘리게 생겼다" 아우성

중앙일보

입력

"나는 맨날 자장면, 자장밥 먹고 사는데, 그럼 나같은 사람은 죽게요?"

자장면의 화학조미료 과다 사용 논란으로, 배달원들이 대거 실직 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노컷뉴스가 23일 보도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자장면 배달을 하고 있는 김생한씨는 23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 ̄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자장면 조미료 논란으로 자장면 배달원들이 모두 실직 위기에 처해 술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중식업계 전반이 힘들어지고 있지만, 가장 직접 타격을 입는 이들이 바로 배달원들"이라며 "장사가 안 되는 통에 사장님이 이달말까지만 일하고 나가라는 언질을 해 와서 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100그릇 나가던 배달이 40그릇으로 줄었다"면서 "사장님과 내가 같이 배달을 나갔는데, 이제는 배달원 없이 사장님 혼자 배달하면 되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배달을 나가는 마음도 착잡하다"면서 "주문하시는 분 대부분이 조미료 적게 넣어 만들라고 주문하고, 배달 나가면 열의 아홉은 다 나한테 '이거 조미료 범벅 아니냐'고 꼭 따져 묻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짬뽕 배달시키는 분들도 이거 조미료 많이 안 들어가냐 늘 물으면서 이상하게 쳐다보곤 한다"면서 "그때마다 '방송이 너무 과장됐다. 그렇게 많이 안 넣는다'고 해명해도 믿어주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지는 않지만, 수년간 배달을 하면서 보고 들은 풍월은 있다"며 "자장면 조미료는 한 그릇당 정확하게 작은 티스푼 딱 하나 넣는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에서 말하는 정도의 조미료를 쓰면 정말 먹을 수 없다"면서 "방송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한테, 정말 집에서 찌개 끓일 때 그만큼 조미료 넣고 한번 드셔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솔직히 자장면은 양파가 많이 들어가서 단맛을 내주기 때문에, 다른 중국음식보다 오히려 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자장면에 조미료가 얼마 정도 들어가야 적당한 건지, 몸에 괜찮은 건지는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잘은 모른다"면서 "어쨌든 이 문제제기가 사실이라면, 자장면만 먹고 살아온 우리 배달원들은 몸 버리고, 또 배달 끊겨 생계도 막막해지니, 대체 어쩌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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