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의장 "당정 분리가 무력한 여당 원인"

중앙일보

입력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당.정 분리가 무력한 여당을 만든 주 원인"이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이 23일 전했다.

김 의장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신문과 만나 "정치에 간섭하지 않을 테니 정책에 간섭하지 말라는 청와대의 주문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 날 "책임정치의 핵심은 정당정치이고 정책의 핵심이자 에센스(본질)는 정치적 결정인데, 그 결정에 당이 배제되니까 유사 이래 가장 힘없는 여당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의장은 "우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은 돌아선 것 같고 역량도 부족했지만, 여당으로서 개혁세력이라는 자부심까지 버리면 무책임해진다. 과거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미래를 어떻게 가져갈지 당과 정부, 당과 청와대가 마음을 열고 의견 교환을 할 단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천년민주당의 분당이 여당 비극의 씨앗이 됐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당선시킨 분들이 우리의 정치적 기반이자 주동세력이 돼야 하는데 실망을 드렸다"며 "다만 (분당 비극론이) 과거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가서는 안되고 미래에 어떻게 갈 것인지 방향과 반성의 근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의장은 "정계 재정비는 이뤄져야 하고, 나는 정치적으로 분열 없는 통합신당을 얘기하고 있다"며 "그 결단은 정치인들의 이익 챙기기가 아니라 희생과 결단을 감수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장은 "시대정신은 햇볕정책과 시장만능주의에 반대하는 통합적 시장경제 입장의 사람들이 중심에 서고, 한나라당 중심의 수구적 보수대연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공식 참여 움직임과 관련, "PSI는 지금으로(참관수준으로) 충분하고, 경제교류협력도 지속돼야 한다"며 "정부가 어렵지만 국민과 함께 버텨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의 진정한 목표가 명료해져야 한다"며 "북한의 핵실험은 1차적으로 북한에 책임이 있지만, 그에 버금가는 책임이 미국 네오콘(보수강경파)에 있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 춤 파문'과 관련해서는 "30초 동안 간이무대에 올라가서 업체와 관계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 것뿐"이라며 "혹시 부주의했다고 얘기할지는 모르지만, 춤판을 벌였다고 하는 것은 정말 과도하고 무례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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