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남성의 수학적 능력 차이는 선입관

중앙일보

입력

여성이 남성보다 수학적 능력이 뒤진다고? 그것은 유전인자가 아닌 머리 속에만 있는 관념의 차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일 토론토 스타 보도에 따르면 이 새로운 연구는 '여성과 남성은 수학능력이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여성은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숫자 개념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보다 수학 테스트에서 2배나 높은 점수를 얻었음을 보여줬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연구자들은 이를 "여성이 수학문제를 대할 때 남성과 똑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으면 문제 해결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 스티븐 하이네 교수(심리학과)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06년 사이에 225명의 대졸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여성들에게 남성이 여성보다 수학점수가 실제로 평균 5% 정도 높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한 그룹에게는 "이는 Y(남성) 염색체에 수학능력 유전자가 있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다른 그룹에는 "남녀의 선천적인 수학능력 차이는 없으며 남성이 환경적으로 수학에 집중하도록 부모나 교사로부터 격려를 받아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두 그룹의 점수 차이는 배로 벌어졌다.

이 연구 결과는 전날 출판된 유명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하이네 교수는 "남성과 여성은 수학능력에 있어 유전적 차이가 있다는 설명을 들은 여성들은 그 말에 억압을 받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사실로 받아들이면 그것은 그렇게 되도록 이끄는 예언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며 "남성과 여성은 유전적으로 수학능력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 여성은 그런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은 지난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수학과 과학 능력이 자연적으로 뒤떨어진다고 주장해 남녀의 선천적인 능력 차이를 둘러싼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토론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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