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세관 40일간 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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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중 최대 관문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세관이 다음주부터 40일간 문을 닫는다고 20일 변방 수비대 관계자가 밝혔다.

단둥은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동량의 80%가 거쳐가는 관문이다. 따라서 만일 단둥 세관이 40일씩이나 문을 닫는다면 북한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과거 단둥 세관이 다리 수리를 이유로 1주일간 문을 닫은 적은 있으나 이처럼 뚜렷한 이유 없이 40일씩이나 문을 닫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조치다.

이 관계자는 이날 세관을 찾은 북한 무역업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40일간 세관 문을 닫으라는 명령서가 이미 변방 수비대에 하달됐다"고 말하고 "이번 주말 전체 부대 교육을 통해 폐관 시점과 폐관 시기, 그리고 폐관 시 변방 수비 요령 등을 자세히 시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변방 수비대원들은 특히 이번 교육기간을 통해 밀수에 대비한 해상(海上).하상(河上) 도상 작전을 집중 숙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 무역업자들은 이 관계자와 면담을 마친 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데 중국 측이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께는 정확한 세관 폐관 시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단둥 내 북한 무역업자들 사이에선 "다음주 중반인 25일께 세관 문이 닫힐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세관을 닫는다는 소문이 자꾸 퍼져나가자 무역업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번져가고 있다.

중국동포 무역업자 황모 사장은 "북한 측 무역업자들 사이에 세관이 닫힐 줄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물건 사재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북한 무역을 10년 가까이 해왔지만 이렇게 많은 물건이 한꺼번에 북한으로 들어가는 광경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단둥 세관 관계자도 이날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동량이 평소 반입량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고 전하고 "19일도 밤 늦게까지 탁송화물이 몰리는 바람에 세관업무 종료시간이 평소보다 한 시간가량이나 뒤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단둥=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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