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미 감정' 점수 매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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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 국토안보부가 해외 언론의 반미 감정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하자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미 감정 분석 소프트웨어는 코넬대.피츠버그대.유타대가 국토안보부로부터 3년간 240만 달러(23억여원)의 개발비를 지원받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자연 언어 분석'이란 알고리즘을 이용한다. 수많은 글에서 서로 관련되는 부분이나 특정한 내용을 뽑아내기 위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연구돼 온 분석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해외 매체의 글을 반미 감정의 정도에 따라 지수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관련되는 글을 바로 찾을 수 있게 링크도 달아줄 수 있다.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시험판이 나오면 2001~2002년 미국 이외 국가의 언론매체 보도 중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 관련된 보도, 관타나모 기지 수감자 학대에 대한 보도, 지구 온난화 논쟁,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시도 보도 등을 대상으로 활용도를 시험할 계획이다.

하지만 언론 자유와 인권 관련 민간 단체들과 해외 언론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언론 자유를 위한 기자협회'의 루시 대글리시 사무총장은 "조지 오웰의 소설에 나오는 '빅 브러더'를 연상케 하는 섬뜩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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